반도체·AI 투자에 기업형첨단도시까지…지방 부동산 회복 ‘마중물’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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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교육·의료 갖춘 기업형첨단도시 조성 추진
전문가 "기업 투자 현실화 땐 지방 주택수요 회복"
"정주여건까지 묶은 구상 긍정적…실행력이 변수"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반도체와 AI, 로봇을 앞세운 ‘3대 메가프로젝트’를 제시하면서 침체된 지방 부동산 시장에도 기대감이 번지고 있다. 대규모 산업 투자와 도시 기반 조성이 실제 일자리와 정주 수요로 이어질 경우 지방 주택시장 회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정부는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열고 반도체, 피지컬AI, AI 데이터센터 등 3대 분야 투자계획과 전력·입지 인프라 확충 방안을 발표했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서남권에 800조원 규모의 메모리 팹 4기와 협력사·인력 생태계를 구축하고 충청권에는 81조원을 투자해 HBM 패키징 거점을 육성하기로 했다. 피지컬AI·로봇 분야에서는 새만금과 대경권을 주요 생산기반으로 키운다. AI 데이터센터 분야에서는 SK와 GS, 네이버가 참여하는 1단계 8.4GW 규모 구축 계획이 담겼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에는 단순 산업시설 조성을 넘어 기업과 인재가 지방에 머물 수 있는 도시 기반을 만들겠다는 구상도 포함됐다. 정부는 ‘기업형첨단도시’를 통해 기업 맞춤형 입지를 공급하고 주거·문화·교육·의료 등 정주 여건과 연구혁신 기반을 갖춘 도시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산업단지에서 정주지까지 30분, 공항·항만 등 물류거점까지 1시간 이내 이동권을 목표로 교통망 확충도 계획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국민보고회에서 "앞으로는 기업이 필요로 하는 입지에, 원하는 형태로 움직일 수 있도록 기업형첨단도시를 조성하겠다"며 "규제는 과감히 풀고 기업이 직접 참여하는 산업단지를 만들고 산업과 혁신, 정주환경을 하나로 연결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부동산 시장은 이번 프로젝트가 지방 주택시장 침체를 완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대규모 산업 투자가 현실화하면 협력업체 입주와 고용 창출, 임대차 수요, 배후 주거지 개발 기대감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여기에 정부가 정주여건을 갖춘 기업형첨단도시 조성 방안까지 제시하면서 산업 투자와 주택 수요가 함께 움직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지방 부동산 시장은 가격, 거래, 미분양 지표가 모두 부진한 침체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6월 넷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6월 22일 기준 지방 아파트 매매가격은 누적 기준 0.17% 오르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진 것과 비교하면 지방 주택시장의 회복 탄력은 제한적인 모습이다.

미분양 부담도 지방에 집중돼 있다. 국토교통부 4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4월 말 전국 미분양 주택 6만5179가구 가운데 비수도권은 4만7881가구로 전체의 73.5%를 차지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전국 2만9504가구 중 비수도권에서만 2만5166가구로 85.3%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프로젝트가 지방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 재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단순한 투자 발표만으로는 장기적인 주택시장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고 실제 기업 입주와 고용 창출, 협력업체 유입, 가족 단위 정착 수요로 이어지는지가 관건이라고 봤다.

전성제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장은 "기대심리상으로는 분명히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실질적인 영향은 실제 액션이 어떻게 들어가느냐에 따라 단계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서 진행했던 대형 프로젝트를 살펴보면 발표 때 한 번, 실제 착공 때 한 번처럼 단계별로 영향이 나타났다"며 "이번 프로젝트도 침체된 지방 시장에 플러스 방향의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부가 정주 여건까지 포함한 기업형첨단도시 구상을 내놓은 만큼, 실제 실행력이 중요하다고 봤다. 전 센터장은 "국토 균형발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일자리"라며 "교육, 문화, 의료, 주거가 복합적으로 함께 들어가야 중장기적으로 좋은 효과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도 "지역에 산업을 유치하면 인구가 늘고 근로자의 가처분소득이 증가하면서 부동산 시장 안정과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 국토를 균형 개발하는 방식보다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개발이 지속 가능한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지역에 맞는 특화 산업을 활성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이번 프로젝트의 부동산 파급 효과가 배후 수요 창출 여부에 달려 있다고 봤다. 박 교수는 "지방 도시에서 산업단지 배후도시 역할은 도시 발전의 중요한 축이었다"며 "창원이나 구미처럼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도시가 성장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첨단산업 특성상 과거 제조업처럼 대규모 직접 고용이 곧바로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은 변수로 꼽았다. 박 교수는 "첨단 밸리이기 때문에 예전처럼 고용 숫자가 많지는 않을 수 있다”면서도 “협력업체가 함께 들어오면 지역 주택시장뿐만 아니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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