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M&A 거래 일부 무산됐는데도 33억 넘는 보수 챙긴 변호사...法 "27억 반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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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주식 매각 과정에서 법률자문 업무 맡은 변호사
法 "적정 보수는 6억3000만원, 27억5000만원 반환하라"
법조계 "보수 수준 이례적이지만...법원의 감액 판결엔 '의문'"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 입구. 신태현 기자 holjjak@

인수합병(M&A) 거래가 일부 무산됐음에도 의뢰인으로부터 33억원이 넘는 보수를 받은 변호사에게 27억원 가량을 돌려주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재판부는 최종 거래 규모와 실제 수행한 업무를 고려할 때 변호사 보수가 지나치게 과다하다고 판단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제33민사부(최종진 부장판사)는 지난달 한 영상제작 기업의 전현직 임원 A, B 씨가 변호사 C 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C 변호사가 원고들에게 총 27억5000만원을 돌려주라고 명령했다.

사건은 2021년 기업의 지분 매각 과정에서 시작됐다. C 변호사 측은 당초 230억원 규모의 두 차례에 걸친 주식 매각을 전제로 자문료 14억8500만원과 수수료 31억5000만원 등 총 46억3500만원을 받았다. 이후 B 대표가 "수수료가 너무 과도하다"고 주장하자 12억5000만원을 돌려줘 최종적으로 33억8500만원을 받았다.

그러나 인수자 측 사정으로 2차 지분 매각은 무산되는 등 최종 거래는 일부만 성사됐다. 이에 원고들은 지급한 보수 일부를 돌려달라며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C 변호사가 실제 수행한 업무에 비해 과도한 보수를 받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최종 주식 매각대금인 약 90억원의 7%에 해당하는 금액인 6억3000만원이 적절한 보수라며, 27억5000만원을 원고들에게 반환하라고 명령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재판부는 "C 변호사가 원고들로부터 받은 자문료 및 수수료가 33억8500만원으로 최종 매각대금인 90억원의 약 37%가 넘는다"며 "다른 투자자문업체 등의 성공보수 기준이 100억원 이상의 M&A를 기준으로 3~7%이고, 100억원 이하의 M&A를 기준으로 3~9%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식 매각에 있어 핵심적인 IR은 주로 원고들에 의하여 수행된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가 단순히 매수인의 중개를 넘어서 '구조 및 전략에 대한 법률 자문', '제반 정보 수집 및 자료의 관리' 등 주식 매각과 관련된 적극적인 자문 용역을 제공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식 양수도 계약의 일부가 무효가 됐는데, 피고는 그 이후 별다른 용역을 제공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원고들이 피고에게 지급한 33억8500만원은 부당하게 과다해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형평의 원칙에 반한다"고 판단했다.

M&A 자문 업무를 해온 한 변호사는 "230억원 규모의 거래에서 최초 지급된 40억원이 넘는 자문료 및 수수료는 통상적인 수준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거래 규모의 약 20%에 달하는 보수가 흔한 사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변호사 역시 "변호사의 보수는 업무 내용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지만, 이 사건 금액은 확실히 높은 편이라고는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여러 기업 자문을 해온 한 변호사는 "보수가 과도하다고 평가는 할 수 있다"면서도 "당사자들이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체결한 계약에 대해 법원이 사후적으로 개입해 감액하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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