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곤충도 농가부터 ‘해썹’…소비자 불신 넘을 안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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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부터 생산단계 안전관리 인증 시범사업
꽃무지·갈색거저리 유충부터 중금속·잔류농약 관리
식용곤충 판매액 2020년 240억원→2024년 271억원

▲식용곤충 생산단계 안전관리인증기준’ 적용 대상 (자료제공=농림축산식품부)

미래 단백질로 불리는 식용곤충이 산업화의 첫 문턱인 ‘안전성 검증’ 앞에 섰다. 곤충 판매액은 늘고 세계 시장 전망도 밝지만, 소비자가 실제 먹거리로 받아들이기까지는 사육 환경과 먹이원, 잔류물질 관리에 대한 신뢰가 먼저 필요하다. 정부가 식품 제조·가공 중심의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해썹·HACCP)을 곤충을 키우는 농가 단계로 앞당기는 이유다.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해썹인증원)과 함께 29일부터 ‘식용곤충 생산단계 안전관리인증기준’ 시범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곤충을 사육하는 단계에서부터 곤충 활용 식품의 제조·유통·판매까지 이어지는 전 주기 안전관리 체계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이번 시범사업은 식용곤충 농가가 잔류농약, 중금속, 동물용의약품, 곰팡이독소 등 위해요소를 사전에 관리하고 있는지를 평가·인증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살모넬라, 대장균, 리스테리아 같은 생물학적 위해요소와 돌·금속·유리·플라스틱 등 이물 혼입 가능성도 관리 대상이다. 식용곤충을 단순한 미래 식량 후보가 아니라 실제 식품 원료로 다루기 위한 안전장치를 생산 단계부터 두겠다는 의미다.

우선 적용 대상은 흰점박이꽃무지유충과 갈색거저리유충이다. 국내에서 식용으로 인정된 곤충은 메뚜기, 식용누에, 쌍별귀뚜라미 등 10종이지만 두 품목은 실제 생산 비중이 높아 먼저 인증 대상에 올랐다. 2024년 기준 식용곤충 생산업 1727개소 가운데 흰점박이꽃무지유충 생산업체는 793개소로 약 46%, 갈색거저리유충은 296개소로 약 17%를 차지한다.

인증 기준은 총 42개 항목이다. 사육시설, 위생관리, 먹이원·용수관리, 사양·질병, 출하관리 등 선행요건 34개 항목과 해썹 관리 8개 항목으로 구성된다. 신청 농가나 영업자는 인증 신청서, 곤충생산업 신고증, 곤충설명서, 곤충 사양관리 절차도, 사육장 평면도 등 5종 서류를 내야 한다. 서류와 현장평가를 거쳐 기준의 85% 이상을 충족하면 인증서를 받을 수 있다. 신규 인증 처리기한은 40일이며 수수료는 없다. 인증 유효기간은 3년이다.

식용곤충 산업은 아직 대중 식품 시장에서는 낯선 분야지만 수치상으로는 조금씩 커지고 있다. 국내 곤충 판매액은 2020년 413억9000만원에서 2024년 528억2000만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식용곤충 판매액도 240억3000만원에서 270억9000만원으로 증가했다. 세계 식용곤충 시장도 2024년 약 13억5000만달러에서 2030년 약 43억8000만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생산 기반은 오히려 줄었다. 식용곤충 생산업체는 2020년 2235개소에서 2024년 1727개소로 감소했다. 생산업체 수는 줄었지만 판매액은 늘어난 셈이다. 단순히 생산 농가를 늘리는 방식보다 품질관리와 안전성 검증을 통해 산업의 신뢰도를 높이는 쪽으로 정책 무게가 옮겨가는 배경이다.

제도 운영은 부처와 기관이 역할을 나눠 맡는다. 식약처는 식용곤충 원료 등재와 기준·규격 등 규제 지원, 인증관리 제도 총괄을 담당하고 해썹인증원은 서류심사와 현장평가, 인증서 발급, 사후관리를 수행한다. 농식품부는 시범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곤충산업법 개정을 추진하고, 시설 신축·개보수 지원을 통해 안전관리 인증 농가와 업체를 확대할 계획이다.

관건은 제도가 현장에 얼마나 안착하느냐다. 인증 수수료는 없지만 사육시설 위생관리, 먹이원·용수관리, 출하 전 검사 등을 갖추려면 농가 부담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식용곤충 시장이 일부 건강식·분말 원료 수준을 넘어 일반 식품 시장으로 넓어지려면 생산단계 관리가 실제 소비자 신뢰로 이어져야 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식용곤충은 미래 식량자원이자 고부가가치 그린바이오 산업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라며 "식용곤충 산업 전반의 품질관리 체계를 고도화하고 소비자 신뢰를 확보해 식용곤충 산업이 지속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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