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시장의 다음 수혜처로 로봇 산업이 급부상하는 가운데, 국내 로봇 부품·제조 기업들과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앞세운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선점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26일 현대차는 전장보다 4.47% 내린 48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AI 관련 반도체 기업들이 집중 수혜를 입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표 로봇주가 된 현대차의 주가는 소외 받고 있다.
다만 증권업계는 다음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피지컬 AI 국가전략 가시화에 따라 로봇 산업이 고속 성장기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로봇을 국가안보 위협으로 규정하고 수입 추가 규제 조치를 검토함에 따라 기술력을 갖춘 국내 로봇 기업들이 큰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관측됐다.
실제 글로벌 시장의 성장 속도도 가팔라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규모 전망치를 기존 2035년 60억 달러에서 380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으며, 바클레이즈는 낙관적 시나리오에서 시장 규모가 최대 2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성장 배경에는 고령화에 따른 근로 가능 인구 축소와 숙련공 부족 현상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차세대 로봇 시장의 흐름을 주도할 국내 수혜주로 로보티즈, 뉴로메카, 와이지-원, 대성하이텍 등을 선정했다. 로보티즈는 전 세계에 소형 액추에이터를 판매하며 실내외 로봇 시장을 공략 중이고, 뉴로메카는 협동로봇 제조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아울러 로봇 부품 가공을 위한 공작기계 및 절삭공구 수요 확대로 와이지-원의 수혜가 예상되며, 대성하이텍은 로봇핸드 전문기업 테솔로의 지분투자를 바탕으로 정밀 부품 납품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이런 로봇 산업 내에서도 가장 파괴적인 혁신을 보여주는 대표 주자로는 현대차그룹이 꼽혔다. 현대차그룹의 자회사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개발한 양산형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는 하드웨어 제어 성능과 보편 지능 확보 측면에서 압도적인 속도를 내며 차세대 시장 주도권 선점을 예고했다.
최근 공개된 양산형 아틀라스는 그리퍼(물체를 쥐어 가공되도록 하는 장비)를 제외하고 단 2종류의 액추에이터만으로 구동되지만, 전신을 활용해 냉장고와 같은 무거운 화물을 옮기고 유기적인 킥 동작을 수행하는 등 탁월한 전신 제어 능력을 입증했다. KB증권은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2035년 글로벌 휴머노이드 시장의 15%를 차지하고 특히 고가의 산업용 휴머노이드 시장에서는 60%의 독점적인 점유율을 기록하며 막대한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틀라스의 고속 성장은 구글 딥마인드의 AI 설계와 엔비디아의 가속 학습 협업이 만들어낸 결과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수백만 시간 규모의 훈련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하루 만에 끝내고, 이를 다시 현실 세계의 로봇에 한 시간 만에 적용하는 기술을 확보했다. 이는 시뮬레이션과 현실의 격차(Sim-to-Real Gap)를 극도로 좁힌 것으로 로봇이 스스로 학습해 산업 현장에 즉각 투입되는 시대를 앞당겼다는 평을 받는다.
권영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오는 29일 로봇을 반도체·AI와 결합한 '피지컬 AI 국가전략산업'으로 신규 지정하고 청사진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미중 관계 악화 속에 국내 협동로봇과 로봇핸드 관련 기업들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더욱 상향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 또한 "아틀라스가 보편 지능을 확보하며 산업용 휴머노이드 시장 선점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현대차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20만원을 유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