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시 전세 수요·대출 영향⋯매물 부족 변수

하반기 전세시장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입주 물량 부족과 대출규제로 인한 주택 매수 여력 저하, 전세 매물 감소 등이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29일 본지가 부동산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하반기 전세시장 전망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10명 전원이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의 상승을 예상했다. 이 중 5명은 1% 이상~5% 미만의 상승을 내다봤으나, 나머지 5명은 5% 이상의 가파른 급등세를 전망했다. 수도권 전세시장 역시 전원이 상승을 전망했으나 서울보다는 상대적으로 완만한 상승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최근 전셋값은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넷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전주 대비 0.35% 급등했다. 2013년 10월 셋째 주(0.35%) 이후 약 13년 만에 가장 높은 주간 상승 폭이다. 올해 서울 아파트 전셋값 누적 상승률은 4.79%로 전년 동기 상승률(0.88%)의 5배를 웃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전셋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 주요 요인으로 새 아파트를 사는 대신 전세로 머무는 대기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입주 물량 부족과 대출규제에 따른 매매 대기수요 증가, 전세 매물 감소가 겹치며 전세가격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수도권은 서울 전세난의 영향으로 외곽 지역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른 충격도 작지 않을 전망이다. 임미화 전주대 부동산국토정보학과 교수는 "금리가 오르면 매매 시장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겠지만, 그 효과보다 오히려 전세 수요가 더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집을 사는 대신 임대차 시장에 머무는 대기 수요가 전세 시장을 한층 더 압박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반면 금리 인상이 자산 시장 전반에 미칠 시차와 전세 매물 고갈이라는 특수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 소장은 "금리 인상 한 번만으로 시장에 큰 충격을 주기는 어렵고, 인상 폭이 아주 크거나 지속적인 인상 누적이 된다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라며 "금리가 오르면 주식 시장이 먼저 타격을 입을 것이고 매매 시장은 후행지표로 움직이게 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전세는 전세대출의 영향을 받겠지만, 현재는 워낙 매물 자체가 없어 금리가 오르더라도 전셋값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반기 전셋값 상승이 매매가격을 다시 자극하는 이른바 '전세 밀어 올리기' 현상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시각이 갈렸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해당 지역이 인구 증가, 고용 증가 지역이라면 전세가 상승이 매매가를 밀어 올리는 현상과 연구결과는 언제나 존재한다"라면서 일자리와 인구 유입이 뒷받침되는 핵심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 압력이 집값 상승을 촉발하는 직접적인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반면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매매가격이 올라서 임대가격이 올라가는 것"이라며 "집값이 오르는 동안에는 계속 그렇게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집값이 올라가는 상방 압력이 유지되는 한 매매가격이 선행해 임대가격을 밀어 올리는 현상이 구조적으로 반복되는 것에 가깝다는 시각이다.
과거 상승기와 달리 전세대출 규제 강화 기조가 완강해 전셋값 상승이 매매가격 급등으로 곧바로 연결되기는 어렵다는 신중론도 나왔다. 대출 규제가 실수요자의 자금줄을 묶고 있어 매매가를 무작정 밀어 올리기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전세시장은 다소 복합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매매를 미루고 전세를 선택하는 수요가 늘어날 수 있어 전세가격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고, 특히 입주물량 감소가 예상되는 서울은 금리 인상과 무관하게 전세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그러나 함 랩장은 "현재는 대출 규제가 강하고 자금조달 여건이 과거보다 까다로워 전세 상승이 매매시장 전체를 끌어올리기보다는 서울 핵심지나 공급 부족 지역 위주로 제한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