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기기 업계에서 ‘연속혈당측정기(CGM)’를 앞세운 기업들의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 CGM은 당뇨병 환자들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필수품으로 꼽혀 기술과 편의성을 고도화하기 위한 연구개발이 한창이다. 당뇨병 치료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확대되는 기조로 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29일 의료기기 업계에 따르면 현재 CGM은 애보트의 ‘프리스타일 리브레’, 덱스콤의 ‘G7’ 등 해외 기업들이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이 외에도 메드트로닉의 ‘가디언 커넥트 시스템’, 로슈의 ‘아큐첵 스마트가이드’ 등이 추격하며 CGM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환자들의 제품 선택지가 늘고 있어 정확도와 편의성을 제고하는 것이 경쟁력 확보의 관건이다.
국산 CGM은 아직까지 시장 점유율이 높지 않은 상태다. 한국 기업 가운데 아이센스가 2023년 처음으로 ‘케어센스 에어’를 출시해 CGM 국산화에 성공했다. 케어센스 에어는 국내뿐 아니라 독일 공보험(GKV)과 영국 국가보건서비스(NHS), 벨기에 공보험 등에 진입하며 해외 판로도 확장 중이다. 또 아이센스는 센서 부착 기간을 늘리고 센서 크기를 소형화해 편의성을 개선한 차세대 제품 ‘케어센스 에어 2’를 개발 중이다.
아직 상업화 단계에 이르지 않았지만, 침습을 최소화한 신기술을 개발하는 국내 스타트업도 주목된다. 아폴론이 개발 중인 CGM ‘모글루(MOGLU)’는 광학 기술을 활용해 혈당을 측정한다. 피부에 라만(Raman) 분광을 조사해 포도당 분자 신호를 직접 측정하기 때문에 센서나 패치를 부착할 필요가 없다. 아폴론은 미국에서 라만 분광 기반 비침습 CGM 기술 관련 특허를 14건 확보했다.
CGM은 손가락 끝을 바늘로 찔러 피를 뽑지 않고도, 몸에 부착한 센서를 통해 실시간으로 혈당 변화를 추적하는 의료기기다. 기존의 채혈식 혈당측정기가 특정 순간의 혈당만 확인할 수 있지만, CGM은 24시간 동안 혈당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모니터링할 수 있다. 팔뚝이나 배의 피부에 미세한 바늘이 있는 센서를 부착하고, 포도당 농도를 일정한 간격으로 자동 측정한다.
당뇨병 환자들에게 CGM이 필수품으로 꼽히는 이유는 혈당의 흐름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어서다. 환자가 어떤 음식을 먹었을 때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지, 운동을 할 때 얼마나 떨어지는지 스스로 직접 파악하고 생활 습관을 교정하거나, 저혈당 등 위험한 상황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다. 매번 바늘로 채혈하는 불편함에서 해소된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 때문에 췌장의 기능이 완전히 소실돼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는 1형 당뇨 환자에게는 일상 생활을 유지하는 데 CGM이 중요한 수단이다.
정부의 당뇨병 환자 대상 지원이 강화되면서 CGM 보급이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7월 1일부터 1형 당뇨병 환자가 법정 장애 유형인 ‘췌장장애’로 등록되면서 의료비 부담을 덜게 됐다. 현재 1형 당뇨 환자를 대상으로 CGM에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만, 환자가 먼저 비용을 지불하고 건강보험공단에 청구해 환급받는 방식으로 지원해 초기에 환자의 부담이 컸다. 장애인 등록 이후에는 본인부담금만 일부 지불하고 기기를 구입할 수 있으며, 진료비 부담도 대폭 완화된다.
당뇨병 환자 증가와 대사질환 관리에 대한 관심아 높아지면서 글로벌 CGM 시장 성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전 세계 CGM 시장 규모는 2025년 약 124억3700만달러(19조2213억원)로 집계됐으며, 연평균 성장률 15.5%를 유지해 2032년에는 약 343억6700만달러(53조1141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