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망 확충·저탄소 제품 시장 조성 등 우선과제로

한국경제인협회가 탄소중립 정책을 온실가스 감축 중심의 환경 정책에서 제조업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산업 성장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경협은 25일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과 공동으로 마련한 ‘탄소중립을 성장전략으로: 신성장동력 한국형 녹색전환(K-GX) 전략’ 보고서를 민관합동 K-GX 추진단 정부 측 간사인 기후에너지환경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 3월 한경협과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이 체결한 업무협약의 후속 결과물이다. 오는 7월 정부의 공식 K-GX 전략 발표를 앞두고 민간 차원에서 전략 방향과 실행과제를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K-GX는 온실가스 감축과 경제성장 잠재력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는 한국형 녹색전환 전략이다. 보고서는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이행 등 탈탄소 전환이 국내 제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산업·에너지·기술·통상정책을 결합한 종합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FKI타워에서 열린 전달식에는 오일영 기후부 기후에너지정책실장, 김병훈 K-GX기획단 부단장, 권혁민 한경협 성장전략실장, 윤제용 서울대 교수가 참석했다. 연구총괄을 맡은 윤 교수는 민간 차원의 GX 전략 연구 결과를 공유했으며, 참석자들은 정부 전략과 민간의 투자·기술·시장 수요를 연계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보고서는 K-GX 실행을 위한 5대 우선 과제로 △전력망 확충 △저탄소 제품 시장 조성 △철강 중심 주력 제조업 전환 △단계별 청정수소 공급 포트폴리오 구축 △지역 산업 특성을 고려한 GX 실행을 제시했다.
가장 시급한 과제로는 전력망 확충이 꼽혔다. 보고서는 에너지 공급처와 수요처가 떨어져 있는 국내 여건을 고려할 때 전력망을 국가 전략 인프라로 인식하고, 인허가와 투자 절차를 신속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까지 맞물리면서 전력망 확충이 산업 경쟁력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는 설명이다.
저탄소 제품 시장 조성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저탄소 철강 등 친환경 제품은 기존 제품보다 생산비용이 높은 만큼, 적정 가격을 인정받고 거래될 수 있는 초기 시장 형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를 위해 공공조달, 저탄소 인증제도, 정책금융 등을 정책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주력 제조업 전환 과제로는 철강 산업이 우선 거론됐다. 철강은 탄소 배출량이 큰 대표적 다배출 업종이면서 자동차, 조선 등 국내 핵심 제조업의 기반 소재다. 보고서는 수소환원제철 등 전환기술 실증을 철강 분야에서 우선 추진하고, 이를 석유화학과 시멘트 등 다른 업종으로 확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봤다.
청정수소 공급 전략도 단계적으로 짜야 한다고 제언했다. 중단기적으로는 수소 단가를 낮추고 국제 수소 공급망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되, 장기적으로는 재생에너지 기반 그린수소로 전환하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지역 기반 실행 전략도 포함됐다.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전력망, 수소, 물류, 데이터 인프라를 통합 구축하고 지역별 산업구조와 에너지 자원에 맞춘 권역별 전환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오일영 기후부 기후에너지정책실장은 “정부의 K-GX 전략은 청정에너지 전환, 산업 탄소경쟁력 강화, 민간 투자 촉진 등 경제성장에 방점을 두고 수립 중”이라며 “제시된 연구 결과를 검토해 국가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민간의 노력이 시장 성과로 이어지는 로드맵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권혁민 한경협 성장전략실장은 “녹색전환은 인공지능 전환과 더불어 미래 산업구조를 결정하는 중요한 축”이라며 “이번 전달식을 계기로 GX를 향한 민관 협력체계가 강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