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자금이 지난달 역대 최대 규모로 빠져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코스피가 9000선을 넘나들며 변동폭이 큰 가운데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재조정) 목적의 외국인 주식자금 유출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한국은행이 24일 '2026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외국인 국내 증권자금 흐름을 점검한 결과 최근 외국인 증권투자 채권자금은 완만하게 유입되는 반면 주식자금은 순유출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이달 9일까지 외국인 국내증권투자는 833억7000만달러 순유출을 기록했다. 채권자금이 114억4000만달러 유입됐지만 주식자금 이탈금액이 948억1000만달러 빠져나가면서 외국인 자금 순유출을 유발한 것이다. 월별로 살펴보면 주식자금 유출 규모는 5월 들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채권시장에서는 WGBI 편입 효과가 확인됐다. 실제 외국인은 올해 1~5월 WGBI 편입 대상인 국고채를 176억달러 순투자했다. 다만 통안증권 등 국고채 이외 채권에서는 99억달러를 순회수했다. WGBI 편입 기준에 해당하는 잔존만기 1~30년물 국고채만 보면 유입세는 더 뚜렷했다. 4~5월 중 외국인은 해당 국고채를 월평균 68억달러 순투자했다. 지난해 월평균 순투자 규모인 41억달러와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수준이다. 다만 채권자금 유입 속도는 여전히 완만하다는 평가다.
한은은 주식자금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 이탈 행렬에 대해 국내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고 있다. 국내 주가가 반도체 업황 호조와 정부의 자본시장 제도 개선 기대 등에 힘입어 크게 올랐지만, 대외 여건 변화에 따라 변동성도 높아졌다고 봤다. 외국인 입장에서는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과 대외 불확실성 대응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동 전쟁과 우리나라 금융시장 변동성도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에 한 몫을 했다. 3월 중동전쟁 영향으로 글로벌 위험회피 성향이 확대됐고 국내주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매도세가 급등했다. 또 2월과 5월에는 국내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수차례 경신함에 따라 글로벌펀드와 연기금이 자산배분 차원에서의 리밸런싱 및 차익실현 등을 목적으로 국내주식을 매도할 유인이 크다는 것이 한은 분석이다.
한은은 앞으로도 당분간 외국인 주식투자자금 유출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한은 관계자는 "주식자금의 경우 지난해 11월 이후 자금 유출이 주가 상승에 후행하는 리밸런싱·차익실현 경향이 반복적으로 관찰되고 있다"며 "최근 높아진 주가 수준을 감안하면 단기적으로는 리밸런싱 목적의 주식자금 유출이 지속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문제는 이 같은 외국인 주식자금 유출이 외환수급 측면에서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이에 한은은 다각적인 정책을 통해 국내 기업에 대한 투자 매력도를 제고해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은 관계자는 MSCI 선진국지수 편입,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을 통해 투자자 저변을 확대하고 국내기업 투자 매력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