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무조정실 정부합동부패예방추진단과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전국 182개 지방자치단체의 아동급식카드 운영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아동급식카드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한부모 가정 등 취약계층 아동의 결식 예방과 영양 개선을 위해 지급되는 카드다. 2025년 기준 약 15만 명의 아동이 이용하고 있다.
조사 결과 일부 지역에서는 부모가 자녀 명의 급식카드로 담배와 맥주를 구매하거나 세제·휴지 등 생활용품을 구매한 사례가 적발됐다. 전국 17개 시·도 표본조사에서는 서울·인천·부산·광주를 제외한 13개 광역지자체에서 술·담배 구매 내역이 확인됐다.
식당을 운영하는 부모가 자신의 가게에서 급식카드를 허위 결제해 충전금을 현금처럼 사용한 사례도 드러났다. 정부는 전국적으로 55명이 총 1억7000만원가량을 허위 결제한 것으로 파악했다. 일부 부모는 마트 업주와 공모해 급식카드를 맡겨두고 생활용품을 대량 구매하기도 했다.
급식 목적과 무관한 업종 사용도 적지 않았다. 올해 1~8월 기준 전체 발급 카드의 약 14%인 2만1958장이 카페, 학원, 병원, 미용실, 술집, 피시방 등 식사와 관련성이 낮은 업종에서 한 차례 이상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결제 금액은 약 12억5000만원 규모였다.
심야 사용도 광범위했다. 같은 기간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 사이 결제된 금액은 약 92억원으로 전체 결제액의 4.4%를 차지했다. 심야 결제의 상당수는 편의점과 일반음식점에서 이뤄졌다.
대상자 관리 부실도 확인됐다. 일부 지방정부는 급식 지원 대상자를 복지정보 시스템인 '행복e음'에 등록하지 않고 별도 시스템으로 관리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보호시설에 입소한 아동이나 사망한 아동의 카드가 계속 사용된 사례도 적발됐다. 아동학대로 부모와 분리된 뒤에도 부모가 급식카드를 사용한 사례는 14명, 사용액은 약 550만원이었다.
반면 정작 지원금은 제대로 사용되지 못했다. 지난해 기준 급식카드 충전액 2207억원 가운데 171억원(7.8%)이 사용되지 못한 채 소멸했다. 충전금의 10%도 사용하지 않은 아동은 4800여 명에 달했다. 정부는 사용 방법 미숙지와 급식카드 이용에 대한 낙인 우려 등을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정부는 일반마트까지 술·담배 결제 차단 시스템을 확대하고, 술집 등 부적정 업종은 가맹점 등록을 제한할 방침이다. 또 행복e음 시스템과 급식카드 발급 시스템을 연계해 자격 변동을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장기 미사용 아동에 대한 안내도 강화하기로 했다.
김영수 국조실 정부합동부패예방추진단장은 "지방정부가 급식카드 발급에 치우쳐 관리에는 소홀한 부분이 확인됐다"며 "새로운 지방정부가 시작되는 만큼 아동급식제도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