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기관 폭풍 매도에 삼전닉스 12%대 급락...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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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의 최대 낙폭
수급 쏠림·MSCI 실망감 변동성 키워

국내 반도체 양대 산맥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의 거센 매도 공세를 버티지 못하고 동반 폭락했다. 두 기업 모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7년 만에 가장 높은 일일 하락률을 기록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12.47% 하락한 255만5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 같은 낙폭은 금융위기가 증시를 흔들었던 2008년 12월 24일(-12.73%) 이후 17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날 SK하이닉스는 0.96% 내린 289만1000원으로 개장한 뒤, 장중 한때 294만3000원까지 반등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내 하락세로 돌아서며 장중 최저 253만6000원까지 밀리는 등 변동성을 보였다.

삼성전자 역시 전 거래일 대비 12.31% 폭락한 31만원에 장을 마쳤다. 이는 2008년 10월 24일(-13.76%) 이후 17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13% 하락한 34만9500원으로 출발해 한때 35만3000원까지 낙폭을 만회하려 시도했으나, 결국 장 막판에 힘이 빠지며 당일 최저가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폭락으로 두 회사 간 시총 격차도 좁혀졌다. 장 마감 기준 SK하이닉스 시총은 1820조9545억원, 삼성전자 보통주 시총은 1812조3464억원을 기록하며 양사 간 격차는 8조6081억원으로 집계됐다.

증시 전문가는 이번 급락 원인으로 옵션시장 내 수급 쏠림과 제도적 요인, 기관 리밸런싱 우려를 꼽았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상승 과정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상방 베팅과 레버리지 활용이 옵션시장 내 수급 쏠림을 형성했다"며 "이 과정에서 지수 하락 시 헤지성 매도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고, 이것이 장중 낙폭 확대 국면에서 변동성을 더욱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최근 공개된 MSCI 시장 접근성 평가에서 일부 항목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핵심 항목의 제약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평가되면서, 단기적으로 선진시장 편입 기대감이 약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증시가 단기간에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주요 연기금의 국내 주식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며 "이에 따라 향후 리밸런싱 과정에서 국내 주식 매도 물량이 출회될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심리에 부담을 줬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올해 코스피 시장은 극심한 변동성을 겪으며 총 27회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기록(26회)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매수 사이드카 14회와 매도 사이드카 13회를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투자 주체별로 엇갈린 움직임을 보였다. 외국인과 기관이 물량을 대거 쏟아냈으며, 개인 투자자는 이를 받아냈다.

장 마감 기준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조1691억원과 4조5489억원 순매도를 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8조5910억원을 순매수를 했다.

특히 오후 1시 50분에는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 합산 기준 개인 순매수 대금이 8조6000억원을 돌파하며, 국내 증시 역사상 일간 기준 최대 규모 순매수를 기록했다.

반도체 기업들이 포진한 전기·전자 업종으로 좁혀보면 이 같은 집중 현상이 더욱 두드러졌다. 외국인과 기관은 이 업종에서만 각각 3조2555억원, 4조541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개인은 7조2449억원 규모를 순매수하며 물량을 받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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