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산 원유 판매 60일간 허용…IAEA 사찰 수용 여부는 공방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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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쿠바 등은 면제 조치 대상서 제외
동결자산 해제·유가 안정 기대 확산
호르무즈 통항 정상화에 공급 확대 기대
핵 프로그램 등 핵심 쟁점은 여전

▲이란 반다르아바스 인근 호르무즈 해협에 지난달 2일(현지시간) 한 유조선이 정박해 있다. (반다르아바스(이란)/AP뉴시스)
미국이 이란산 원유의 국제 시장 판매를 60일간 허용하는 등 대이란 제재 정책을 대폭 완화했다. 미국과 이란이 영구적 평화 합의를 위한 협상을 진행하는 가운데 이란에 경제적 숨통을 틔워주는 조치지만 핵 사찰 수용 여부를 둘러싼 양측의 입장 차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합의 일환으로 이란산 원유의 생산·인도·판매를 허용하는 60일간의 임시 일반 면허를 발급했다. 이에 따라 이란산 원유와 정제유의 미국 내 수입이 한시적으로 가능해졌으며 미국 달러로 결제하는 것도 허용된다. 해당 면허는 8월 21일까지 유효하다.

이에 이란 은행들은 해외 구매자로부터 대금을 직접 송금받을 수 있게 돼 원유 수출 수익을 본국으로 들여오는 과정이 크게 수월해질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조치가 지난 20여 년간 구축된 대이란 제재 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수준의 완화 조치라고 평가했다.

다만 북한과 쿠바, 크림반도를 포함한 러시아 점령 우크라이나 지역은 이번 면제 조치 대상에서 제외됐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공지를 통해 “이번 일반면허는 북한·쿠바·크림반도를 포함해 러시아가 점령 및 병합을 주장하는 우크라이나 지역의 개인·기관이 관련된 거래를 허용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이란산 원유 제재 면제를 배경으로 단기적인 공급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하락했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전 거래일 대비 2.32% 급락한 배럴당 74.82달러에 마감했고 브렌트유 가격도 3.31% 떨어졌다.

이번 조치는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스위스에서 진행한 1차 고위급 협상 이후 나왔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을 자국으로 재초청하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한시적 제재 면제 조치가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IAEA 사찰 허용에 따른 상응 조치 성격임을 시사한 것이다.

이란 측은 이를 부인했다. 국영 이란방송(IRIB)은 외무부 대변인을 인용해 핵 문제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협의된 바 없으며, IAEA에 대해서도 기존 절차에 따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 같은 입장 차는 양국이 최근 체결한 MOU 이행 과정에서 여전히 큰 과제가 남았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해당 MOU는 군사 충돌 중단과 장기적 합의 도출을 위한 틀을 마련했지만 핵 프로그램 등 핵심 쟁점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로 있다.

반면 이란은 원유 수출 확대 등 경제적 혜택을 얻기 시작했다. 미국의 해상 봉쇄 완화 조치 이후 이란의 원유 수출은 최근 수일간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에너지 분석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이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이란산 원유 물량은 약 600만 배럴로 추정됐다.

또한 이란 측은 양측이 동결된 이란 자산 120억달러(약 18조4500억원)의 즉각적인 해제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고도 밝혔다. 밴스 부통령은 이란이 동결 해제된 자금을 활용해 미국산 대두와 밀 등을 구매하는 것도 합의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단, 이란 측에서 이러한 구매에 응하겠다는 의향을 나타내는 발언은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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