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수준' 심의 개시⋯노동계 "1만2000원" 경영계 "지금도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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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양측 최초 요구안 제시 앞서 모두발언 신경전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최저임금위원회 8차 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김지영 인구정책전문기자 @jye)

내년도 적용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본격적인 심의가 시작됐다. 노·사 양측은 최초 요구안을 제시하기에 앞서 날 선 신경전을 벌였다.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 8차 전원회의에서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는 “우리 최저임금은 그간 누적된 고율 인상으로 이미 상당히 높은 수준에 이르고 있다”며 “최근 10년간 최저임금 인상률은 79.7%에 달해 같은 기간 명목임금 상승률 39.6%와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22.9%를 큰 폭으로 상회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최저임금은 중위임금 대비 62.2%로 국제적으로 적정 수준의 상한으로 보는 60%를 이미 넘어선 상태”라며 “이번 심의에서는 최저임금 수준이 이미 높고 현장의 수용성도 한계에 다다른 현실을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최저임금이 더 인상되면 한계 상황에 도달한 소상공인들은 이제 사람을 쓸 수 없다”며 “최저임금의 계속되는 인상은 결국은 키오스크와 무인화, 인공지능(AI) 자동화를 가속하고, 임시·일용 근로자뿐 아니라 미숙련 취약계층의 고용 기회까지 사라지게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자금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 현장에서는 높아진 최저임금 때문에 숙련도가 높은 근로자에 대한 임금 차등 적용이 어려워져 경쟁력의 핵심인 숙련인력 유지와 인재 양성에도 어려움을 겪게 된다”며 “인건비 압박으로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와 연구개발(R&D)도 힘들어져 대·중소기업 간 양극화는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노동계는 최저임금으로 시급 1만2000원을 요구했다.

류기섭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최근 공신력 있는 주요 경제기관들이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경제성장률을 낙관적으로 상향 조정했다”며 “그러나 경제성장은 불균형한 회복세다. 대기업의 초과이윤은 위로만 쏠리고, 사회적 위험과 비용은 노동시장 하부구조로 빠르게 흘러넘치는 ‘거꾸로 된 낙수효과’가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저임금 시급 1만2000원 요구는 이와 같은 배경 속에서 집대성됐다”며 “이 가혹한 현실에서 최저임금 정책은 고유가·고물가로 인한 실질임금 하락을 보전하고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사회안전망 역할로 마땅히 재정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부위원장은 “한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지난 45년간 약 8배나 지속해서 성장해 왔다”며 “노동생산성이 오른 만큼 노동자의 임금은 비례해서 오르지 않았다. 그런데도 생산성 증가율이 떨어졌다는 이유로 최저임금 인상을 가로막는 건 기업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떠넘기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실수령액 200만원 남짓한 돈으로 미친 듯이 치솟는 장바구니 물가와 공공요금은 감당하기가 너무 어렵다”며 “최저임금 인상이 단순히 노동자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노동자의 지갑이 열려야 골목 상권이 살고 영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분들도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상생의 길이 열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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