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AI 무기에 돈다발…글로벌 VC, 방산 스타트업 투자 2배 폭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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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자금조달 123억달러 돌파

▲드론과 감시탑 기술로 유명한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 안두릴 모습. (안두릴 홈페이지 캡처)

우크라이나와 걸프 지역 전쟁의 영향으로 드론ㆍAI 기반 군사 시스템ㆍ자율무기ㆍ감시·정찰 기술ㆍ우주 방위 등 방위산업 스타트업에 전 세계 벤처캐피털(VC) 자금이 대거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현지시간) 파인낸셜타임스(FT)가 피치 데이터를 바탕으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방산 기술 분야 기업들이 올 들어 17일까지 벤처캐피털(VC) 펀드로부터 조달한 자금은 123억달러(약 19조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거의 두 배 수준이며, 지난해 연간 총 조달액인 99억5000만달러도 이미 넘어섰다.

이 같은 급증세는 최근 전쟁들이 더 저렴하고 더 빠르게 생산할 수 있는 차세대 무기 체계에 대한 수요를 드러낸 데 따른 것이다.

JP모건의 다니엘 루드니츠키 슐룸베르거 유럽·중동·아시아 지역 안보·회복력 이니셔티브 책임자는 “전쟁 수행 방식에 있어 역사상 가장 중요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이 이 분야가 장기적으로 필요한 산업이라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하면서 기업 가치가 급격히 상승했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2월 28일 이란 공습으로 촉발된 걸프 지역 분쟁은 해양 방산 기술에 대한 관심도 높였다. 영국 스타트업 크라켄테크놀로지는 약 10억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조건으로 약 1억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의 자율 기뢰 탐지 선박은 영국 해군에 채택돼 호르무즈 해협에 배치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방산 기업에 대한 투자가 과열됐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사모펀드 그룹인 어드벤트인터내셔널의 숀넬 말라니 매니징 파트너는 “일부 높은 기업가치에 대한 우려는 매우 타당하다”면서도 “오늘날의 분쟁이 끝난 뒤에도 수요를 뒷받침하는 요인들은 여전히 존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말라니 파트너는 “우리가 방위 기술과 방위 역량을 필요로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매우 현실적이며, 이는 결코 거품이 아니다”라며 “우리를 위협할 수 있는 더욱 정교한 기술들이 존재하며, 우리는 그 도전에 맞서야 한다”고 평가했다.

투자 그룹 DTCP의 토마스 프뤼스 방위 기술 펀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매우 활발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항공 드론과 같이 특정 분야에 국한된 과열일 뿐, 자율 해양 시스템이나 위성 분야 등에는 여전히 기회가 남아있다”고 진단했다.

현재의 투자 붐은 미국에 집중돼 있다. 미국 스타트업들은 전체 투자금 123억달러 가운데 114억달러를 유치했다. 다만 이 가운데 거의 절반은 안두릴인더스트리스가 차지했다.

드론과 감시탑 기술로 유명한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 안두릴은 지난달 50억 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를 통해 기업가치를 610억달러로 거의 두 배 끌어 올렸다. 투자자로는 스라이브캐피털과 안드리슨호로위츠 등이 참여했다.

이 밖에도 자율 수상함 전문업체 사로닉 테크놀로지스, 드론 제조업체 실드AI 등이 자금을 조달했다.

피치북 자료에 따르면 유럽 방산 기술 스타트업들은 올해 총 4억6000만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를 완료했다. 다만 현재 진행 중인 일부 대형 투자 유치는 피치 자료에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

FT는 지난달 스포티파이 창업자 다니엘 에크가 후원하는 독일 드론 스타트업 헬싱이 약 180억달러의 기업가치로 12억달러를 조달 중이라고 보도했다. 또 다른 독일 기업 스타크 역시 최소 3억유로 규모의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으며, ‘자폭 드론(kamikaze drone)’ 제조업체인 이 회사의 기업가치는 약 25억 유로로 평가된다.

우주 기술 기업들은 이번 통계에서 제외됐다. 핀란드·폴란드계 위성 제조업체 아이스아이는 이달 기업가치 100억 유로를 인정받으며 10억 유로를 조달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직전 투자 유치 당시 평가액의 네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기업 가치 급등은 투자자들의 경계심도 키우고 있다. 이에 따라 방산 기술 업계가 이른바 ‘과열 사이클’에 진입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 벤처캐피털 임원은 FT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날 경우 일부 기업의 매출 지속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프로젝트A벤처스의 창립 파트너 플로리안 하이네만은 “가치평가가 비정상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이들 기업 뒤에는 실질적인 사업과 상당한 수주 실적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유럽 최대 방산 기술 전문 벤처캐피털 중 하나인 익스페디션스의 공동창업자 겸 제너럴 파트너인 미코와이 피를레이는 “유럽이 여전히 정보·감시 분야를 중심으로 심각한 역량 격차가 있다”면서 “각종 핵심 부품의 현지 제조업체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알렸다. 이어 “첫 번째 투자 물결은 전장을 위한 유럽의 무기고를 재건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며 “이제는 공급망을 보호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최전선부터 모든 것을 움직이게 만드는 칩까지, 센서와 전자전 기술, 최첨단 AI 모델을 포함해 유럽은 스스로 설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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