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간 원청 439곳에 하청노조 교섭요구…본교섭 개시는 10곳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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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하청 노조, 노동위 판단 등 살펴보며 '눈치 게임'⋯교섭단위 분리 인정은 12건

▲1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열린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1만 간부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3조) 시행 후 100일간 총 1160개가 넘는 하청 노동조합이 440개에 육박하는 원청 사업장을 대상으로 교섭을 요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법령상 절차에 따라 본교섭이 시작된 원청 사업장은 10개에 불과했다. 대다수 사업장에선 교섭요구 후 노동위원회 사용자성 판단 등 후속조치 없이 ‘눈치 게임’만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는 개정 노조법이 시행된 3월 10일부터 이달 19일까지 약 100일간 원청 사업장에 대한 하청 노조의 교섭요구 현황 등 분석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노동부에 따르면 개정 노조법 시행 후 439개 원청 사업장을 대상으로 1161개 하청 노조(16만4000명)가 교섭을 요구했다. 교섭요구는 3월(363개 원청)에 집중됐으며 4월과 5월에는 각각 42개, 23개 추가되는 데 그쳤다. 1개 원청 사업장당 교섭요구는 평균 2.6건이다. 교섭을 요구한 노조를 상급단체별로 구분하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47.0%로 가장 많았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43.6%, 미가맹은 9.4%로 뒤를 이었다.

교섭요구가 제기된 439개 원청 사업장 중 사용자성 등에 관한 노동위 절차가 진행된 곳은 141개다. 이 가운데 사용자성이 인정된 원청은 103개다. 결정서가 송달되지 않은 32개를 제외한 71개 중 54개 원청에서 노동위 판단에 따라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상견례 등 본교섭 절차를 시작한 원청 사업장은 인천광역시의료원 등 10개에 불과하다.

특히 노동위 절차가 진행되지 않은 원청 사업장 중 42개는 자율적으로 교섭절차에 착수했으나 나머지 256개 원청에선 노조의 교섭요구 이후 노동위 시정신청 등 후속조치가 없었다. 후속조치가 없는 사업장은 업종별로 민간부문에서 건설업, 공공부문에서 돌봄서비스업에 집중됐다. 대체로 노조 측에서 유사 사건에 관한 노동위 판단이나 노동협의체의 처우개선 논의 상황을 지켜보며 후속조치 여부·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섭요구가 안정되는 과정일 수도, 극단적 투쟁을 앞둔 폭풍전야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동부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고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원청 노·사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치면 본교섭 개시까지 상당 시일이 소요된다”며 “원·하청 교섭 진행 상황이 이례적으로 더디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후속조치가 없는 사업장에 대해선 “교섭이 일률적으로 지연되거나 원청이 절차를 거부하는 상황이라기보다 업종·사업장별 사정에 따라 선행 노동위 판단이나 노정협의 결과 등을 지켜보는 경우가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교섭단위 분리 여부는 29개 원청 사업장에서 결정됐다. 교섭단위 분리가 인정된 사업장은 12개다. 유형별로 사업부문별 분리(9개)가 가장 많았다. 노동부 관계자는 “교섭단위 분리가 인정된 경우 대체로 2개 교섭단위로 분리됐다”며 “교섭단위가 지나치게 세분화하는 양상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했다.

노동부는 향후에도 폭발적인 교섭요구 증가, 과도한 교섭단위 세분화 등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줄파업’ 우려에 대응해선 다양한 형태로 노사 대화를 지원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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