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장 "서울 6만8000가구 공급 기대"
전문가 "임대물량 감소 땐 전·월세 불안 우려"

정부가 등록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 축소를 검토하면서 임대시장에 작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임대사업자로 등록된 다주택자의 세 부담을 높여 잠겨 있던 매물을 시장에 유도하겠다는 구상이지만, 임대주택 공급 감소 자체가 전·월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7월 말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세제개편안의 부동산 양도세 분야에서는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혜택 축소와 함께 등록임대사업자 세제 지원을 줄이거나 폐지하는 방안이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재명 대통령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에 이어 임광현 국세청장까지 등록임대사업자에 대한 양도세 혜택 축소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관련 논의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임 청장은 전날 자신의 X(옛 트위터)를 통해 "임대 기간 종료 후에도 다주택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이 유지되면서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제도 개선 시 서울에서 약 6만8000가구의 공급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민간 매입임대주택 제도는 다주택자가 주택을 임대주택으로 등록하면 각종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제도다. 지난달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은 폐지됐지만 등록임대사업자는 여전히 일반세율(6~45%)을 적용받는다. 또 임대료 인상률을 5% 이내로 제한하는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종합부동산세 산정 시 주택 수에서 제외되는 혜택도 유지되고 있다.
다만 제도가 일부 투자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시장 매물을 잠그는 부작용이 제기됐고, 2020년 8월부터 아파트 신규 등록은 중단됐다. 이에 따라 2020년 말 7만34가구였던 서울의 민간 등록 매입임대 아파트는 2024년 말 기준 2만7481가구 감소해 4만2553가구로 집계됐다. 임 청장은 감소한 물량 약 2000가구는 이미 양도세 신고가 이뤄져 처분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아직 매각되지 않은 서울 아파트 약 2만5000가구와 2028년까지 순차적으로 등록이 말소될 예정인 약 4만2553가구를 합친 총 6만8000여 가구가 현재 세제 혜택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이들 물량이 시장에 나오면 공급 확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주택시장의 핵심 문제가 전·월세 물량 부족에 따른 임대시장 불안이라는 점에서 실효성을 둘러싼 우려도 적지 않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모든 주택이 같은 입지와 가격, 상품성을 갖고 있다면 매매 전환이 곧바로 공급 확대 효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실제 시장은 그렇지 않다"며 "등록임대주택이 매물로 나오면 기존 세입자는 같은 지역에서 전세를 구하지 못해 이동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수급 불균형이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세제 혜택 축소를 통해 등록임대주택을 매매시장으로 유도하겠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임대와 매매시장이 서로 연동돼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등록임대주택이 시장에 나오면 임대 공급 감소로 전월세 가격이 오를 수 있고, 이는 다시 매매가격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임대인 업계에서는 정책 신뢰성 훼손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성창엽 대한주택임대인협회 회장은 "등록임대사업자 양도세 중과 배제는 의무임대기간 중 누리는 혜택이 아니라 8년 또는 10년의 의무임대기간을 모두 채운 이후에야 적용받을 수 있는 제도"라며 "정부 정책을 믿고 의무를 이행한 사업자들에게 사후적으로 혜택을 없애는 것은 정책 신뢰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