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아연이 미국 테네시 통합제련소 프로젝트에 이어 호주 북퀸즐랜드 핵심광물 가공 프로젝트를 거론하면서 자본시장에서는 추가 유상증자 가능성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특히, 미국 정부 등을 끌어들였던 '크루서블 프로젝트'와 유사한 구도가 호주에서도 형성될 조짐을 보이면서 시장의 경계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자회사 선메탈(SMC)을 기반으로 호주 북퀸즐랜드 지역에 통합 제련 및 핵심광물 가공시설을 구축하는 방안을 현지 정부와 논의 중이다. 이달 19일 국회에서 열린 '기술과 정치 연구회 세미나'에서 백순흠 고려아연 사장은 "호주 주(州) 정부가 자신들의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SMC에 투자한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는 입장"이라며 "현재 관련 논의가 오가고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에서는 이 발언을 단순한 사업 설명 이상으로 해석한다. 외부 자금 유치 가능성이 공개적으로 언급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려아연이 추진 중인 미국 크루서블 프로젝트는 지난해 약 2조80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이어졌다. 당시 고려아연은 미국 합작법인 크루서블JV를 대상으로 신주를 발행했고, 결과적으로 해당 법인은 고려아연 지분 10% 이상을 확보했다.
IB업계에서는 호주 프로젝트 역시 유사한 경로를 밟을 것으로 본다. 호주 정부나 현지 전략적 투자자(SI)가 참여하는 구조가 검토되면 또 다른 형태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크루서블JV가 고려아연 지분 10% 이상을 확보했던 전례를 감안하면 향후 호주 정부나 현지 투자자가 프로젝트 참여를 명분으로 지분 투자에 나설 경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새로운 우호 세력으로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의 관심은 MBK파트너스와의 경영권 분쟁에 쏠린다. 고려아연 지분은 영풍·MBK파트너스 측이 41.1%, 최 회장 측이 37.9% 수준으로 추산된다. 팽팽한 지분 싸움이 지속되는 가운데 최 회장 측이 우군을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섭외할 경우, 영풍·MBK 측 지분은 희석되고, 최 회장 측의 우군 포함 지분은 증가한다.
IB업계 관계자는 "과거 일반공모 유상증자 후유증이 여전히 큰 상황에서 동일한 방식의 자본 조달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미국 크루서블 사례처럼 해외 프로젝트를 명분으로 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 가능성은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거론되는 중"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