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원유 정제능력 20% 이상 가동 중단 추정
“대규모 보복 공습 정례화”…전쟁 격화 우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겨냥해 개전 이후 최대 규모의 드론 공습을 감행하면서 러시아 전역에서 주유 대란이 일어났다. 러시아가 대규모 보복 공습을 예고하는 등 전쟁이 한층 격화할 위기에 놓였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지난주 모스크바를 향해 약 200대의 드론을 투입했다. 이는 전쟁 발발 이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수도를 상대로 실시한 최대 규모 공습으로 평가된다. 공격 과정에서 16명이 다쳤고 모스크바 공항 네 곳의 운영도 일시 중단됐다.
공격의 핵심 목표는 모스크바 남동부에 위치한 가즈프롬네프트 계열 모스크바 정유공장이었다. 이 시설은 모스크바와 인근 지역 연료 공급의 3분의 1 이상을 담당하는 핵심 인프라다. 드론 공격 이후 저장탱크가 폭발하면서 거대한 화염과 검은 연기가 치솟는 모습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됐다.
우크라이나는 3월 이후 러시아 정유시설을 20차례 이상 공격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공격으로 러시아 정제 능력의 20% 이상이 일시적으로 가동 중단된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크림반도와 점령지 보급망이 큰 타격을 받으면서 휘발유 부족 현상이 심화했다.
실제로 크림반도에서는 차량 운전자들이 QR코드를 제시해야 연료를 구매할 수 있는 배급제가 시행되고 있다. 연료 구매 제한 조치는 러시아 본토와 점령지 53개 지역으로 확대됐다고 WSJ는 전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차량 연료탱크 용량 이상 구매를 금지하는 규정도 도입됐다.
도네츠크와 크림반도 등지에서는 주유소마다 긴 차량 행렬이 이어졌다. 한 운전자는 텔레그램에 올린 영상에서 “지금은 얼마를 내더라도 휘발유만 구할 수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연결하는 고속도로에서는 주유를 위해 2시간 반 이상 대기했다는 사례도 등장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공격이 러시아의 공습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 전쟁기계를 떠받치는 시설을 겨냥한 정당한 대응”이라고 밝혔다. 최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원유 수출 터미널과 정유시설을 집중적으로 타격하며 에너지 수입 감소를 노리고 있다.
러시아는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군의 전투 수행 능력에 직접 영향을 주는 목표물을 상대로 대규모 집단 공습을 정기적으로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드론 공격이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러시아 핵심 도시 방공망의 취약성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