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근로자 위장·허위 체불 신고 등 수법 다양화…원·하청 공모 사례도
적발 시 환수 및 최대 5배 추가 징수…하반기 추가 기획조사 예고

임금 체불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노동자를 돕기 위해 국가가 체불액을 대신 지급하는 '대지급금' 제도를 악용한 사업주와 근로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 대지급금 부정수급 기획조사를 실시한 결과 6개 사업장에서 총 58명을 적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들이 부정하게 수급하거나 수급을 시도한 금액은 총 4억2300만원에 달한다.
이번 조사는 2022년 4월부터 2025년 4월까지 대지급금이 지급된 사업장 중 104개소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대지급금은 사업주를 대신해 국가가 임금채권보장기금에서 일정 범위의 체불 임금을 노동자에게 먼저 지급한 뒤, 추후 사업주에게 이를 청구하는 제도다.
노동부는 2022년부터 매년 대지급금 수급 빈도와 신청액 규모, 회수 현황 등을 다각도로 분석해 부정수급 소지가 높은 사업장을 골라 기획조사를 벌이고 있다.
주요 적발 사례를 보면 원도급업체와 하도급업체가 공모하는 등 수법이 매우 조직적이었다. 건설현장 원도급업체인 A사 대표는 하도급업체 대표들과 공모해 하도급 노동자들을 자사 소속인 것처럼 위장시켜 허위 진정을 넣게 했다.
이를 통해 23명이 1억2200만원의 대지급금을 타냈고, A사는 이 돈으로 밀린 하도급 대금을 해결하거나 노동자들에게서 다시 빼앗아 챙겼다.
제조업체 B사 대표 ㄱ씨는 소속 노동자들과 짜고 허위 체불 신고를 했다. 실제로는 체불 임금이 없고 위장폐업 상태라 퇴직금이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3명이 2280만원을 부정하게 편취했고, 2명은 2080만 원을 더 타내려다 덜미를 잡혔다.
건설현장 청소업체 C사 대표 ㄴ씨는 공동대표 ㄷ씨를 상대로 본인이 체불 노동자인 것처럼 거짓 근로계약서와 급여명세서를 제출해 1620만원을 가로채려 했다.
또한 실제 근무하지 않은 사람을 체불 노동자로 위장시키거나 기존 노동자의 체불액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17명이 1억4900만원을 부당하게 챙기려 한 정황도 확인됐다.
노동부는 대지급금 제도를 악용하는 범죄에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올해 하반기에도 추가 기획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며, 부정수급 적발 시 형사처벌은 물론 지급된 금액 환수와 최대 5배에 달하는 추가 징수 조치를 내릴 계획이다.
아울러 10인 이상 다수인이 얽힌 신고 사건의 경우 사업주로부터 재산목록을 제출받아 정상 가동 중이거나 재산이 있는 미납 사업장을 상대로 집중적인 변제금 회수에 나선다.
고액·장기 미납 사업주(미회수금 2000만원 이상, 1년 이상 경과)에게는 신용 제재를 가한다. 특히 올해 5월 12일부터 시행된 개정 임금채권보장법에 따라 변제금 회수에 국세체납 절차를 도입하고, 체불에 귀책사유가 있는 직상수급인 및 상위수급인에게 연대책임을 부여해 사업주의 책임을 한층 강화할 예정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대지급금은 임금체불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인 만큼 이를 악용해 정작 도움이 필요한 노동자가 지원받지 못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부정수급 등 제도를 악용하는 범죄 행위에 엄정 대응하고 환수 및 회수를 강화해 제도의 건전성과 지속가능성을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