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광장_임채운의 경영직설] 규제 시급한 ‘PEF의 가맹사업 지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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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성·영업익 좋아 투자대상 선호
본부 횡포에도 가맹점주 대항 못해
금융사 수준의 윤리·책임 부여해야

우리 경제와 산업에서 차지하는 사모펀드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사모펀드(PEF: Private Equity Fund)는 소수의 투자자로부터 비공개로 자금을 모아 주식·채권·부동산 등의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공모펀드와 달리 일반 대중의 자금을 받지 않기 때문에 자유롭게 위험자산에 공격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진다. 국내 사모펀드 시장은 지난 20여 년 동안 꾸준히 성장해 현재 운용 중인 펀드가 1137개이고 순자산총액은 600조원에 이른다.

사모펀드가 큰 수익을 올리는 투자는 기업을 사고파는 바이아웃(buy-out)이다. 저평가된 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해 가치를 높여 매각하는 것이다. 막대한 자금력으로 무장한 사모펀드가 다양한 산업의 기업들을 매매하며 시장의 판도를 흔들고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킨다. 사모펀드에 대한 시각은 ‘구조조정의 해결사’라는 칭송에서부터 ‘투기성 먹튀 자본’이라는 비판으로 엇갈린다. ‘돈’의 논리에 충실한 사모펀드는 천사와 악마의 양면성을 지니며 명확한 구분이 어렵다. 그런데 사모펀드의 악마적 본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분야가 있다. 바로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이다.

최근 5년간 커피·외식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사모펀드의 투자가 크게 증가하며 상당수 대형 브랜드들이 사모펀드 소유가 되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해 정부는 2026년부터 정보공개서에 사모펀드의 지분율을 의무적으로 공개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정보공개서 기준으로 사모펀드가 투자한 브랜드는 30여 개 정도로 전체의 1%에 불과하다. 그러나 사모펀드의 지배가 매출 상위권의 유명 브랜드에 집중돼 시장 영향력은 매우 큰 편이다.

사모펀드가 투자 대상으로 프랜차이즈를 선호하는 이유는 현금창출력과 영업이익률이 높기 때문이다. 다른 산업처럼 기술개발이나 고정자산에 투자할 필요가 없고 기존의 가맹점망을 이용해 수익을 올리기만 하면 된다.

사모펀드가 인수한 주요 프랜차이즈의 영업실적을 살펴보면 얼마나 많은 돈을 버는지 잘 알 수 있다. 메가MGC커피는 4959억원 매출(2024년도 기준)에 영업이익 1076억원으로 21.7%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컴포즈커피는 807억원 매출에 44.6%인 400억원이 영업이익이다. 치킨프랜차이즈인 BHC는 5000억원가량의 매출에 20% 영업이익률을 실현해 1000억원의 이익을 낸다. 영업이익의 대부분은 재투자되기보다 배당으로 지급되니 알토란 같은 사업이다.

사모펀드가 지배하는 프랜차이즈는 영업이익을 극대화하고자 온갖 수단을 동원한다. 가맹사업에서 수익을 늘리는 방법은 크게 2가지이다. 하나는 점포수 확대이고, 또 하나는 가맹점에서 수취하는 수익의 증대이다. 사모펀드가 인수한 가맹본부는 대대적으로 신규점포 유치에 착수한다는 공통적 특징을 나타낸다. 같은 지역의 동일 상권 내에 한 브랜드 가맹점이 여럿 들어서는 예가 비일비재하다.

브랜드 내 경쟁이 과열돼 기존 가맹점의 매출이 감소하면 가맹본부가 얻는 물류 마진이 감소한다. 이를 늘리는 방법은 가맹본부가 공급하는 필수 품목의 가격을 인상하는 것이다. 당연히 가맹점은 매출 감소에 비용 증가로 손익이 악화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추가적으로 부대 수익을 올리려고 변칙적 방법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광고·판촉 횟수를 늘리고 광고비·판촉비 명목으로 더 많은 금액을 받아가는 것이다. 가맹사업법에 따르면 광고·판촉을 실시할 경우 가맹점주의 일정 비율이 동의해야 한다. 원칙적으로는 건건이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편의성을 이유로 포괄동의서를 받아 법망을 피해간다. 그러고는 효과도 불분명한 광고·판촉을 매달 실시하고 그 대가를 받아간다.

심지어 사모펀드가 운영하는 어떤 커피 브랜드는 가맹점별로 가상계좌를 개설해 주고 여기에 선입금해야 필수품목을 발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문제는 계좌를 악용해 쉽게 부당 수익을 챙긴다는 것이다. 광고비·판촉비도 가맹점에 청구서를 보낼 필요 없이 가상계좌에서 빼가면 그만이다. 가상계좌에 잔액이 부족하면 발주를 못 하니 가맹점주는 울며 겨자 먹기로 본사가 빼간 금액을 채워 넣을 수밖에 없다. 물류비, 광고비, 판촉비, 교육비 등의 비용도 가맹본부가 정하는 대로 착착 빠져나간다. 가상계좌 예치금은 가맹점주가 넣었지만, 계좌 명의는 본부이니 이자도 본부가 차지한다. 가맹점수가 4000개인 프랜차이즈에서 가맹점별로 100만원을 가상계좌에 예치해 둔다면 약 40억원의 자금이 묶여 있는 셈이다. 남의 돈을 사금고처럼 악용하는 악질적 상행위가 아무 제재 없이 통용된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이처럼 가맹본부가 횡포를 부려도 가맹점은 그대로 수용할 수밖에 없다. 일방적이며 편파적인 가맹계약에 얽매인 가맹점은 가맹본부의 부당한 요구에 대항할 방도가 없다.

원래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은 가맹본부와 수많은 가맹점이 분업과 협업을 통해 상생하는 사업모델이다. 그런데 사모펀드는 프랜차이즈를 가맹점주와 장기적으로 함께 성장하는 공동사업체로 인식하지 않고 단순한 투자 대상으로만 간주한다. 아니 오히려 가맹점을 동반자가 아니라 수익 착취의 원천으로 보는 것이 문제이다.

이런 점에서 사모펀드의 프랜차이즈 지배를 일반 기업과 달리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모펀드가 프랜차이즈를 인수할 때 공정위의 심사를 받아 공정거래 자율준수를 약속받아야 한다. 더 나아가서는 프랜차이즈 대주주인 사모펀드에 금융회사의 지배주주에 해당하는 윤리와 책임을 요구해야 한다. 그래도 사모펀드의 부당행위가 개선되지 않으면 금산분리와 같은 규제를 적용할 것도 고려해야 한다. 산업자본이 금융회사를 사금고처럼 악용하는 것을 방지하는 장치가 금산분리이다. 마찬가지로 사모펀드가 가맹점을 사금고처럼 착취하는 것을 규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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