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충당부채 과소계상 후폭풍…감사위 거버넌스 도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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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선위, 회계처리기준 위반 중징계…전 대표 해임권고 상당 조치
토양·지하수 정화 충당부채 수천억대 과소계상 지적
감사위 독립성·전문성 논란…“보고·검토 경위 공개해야” 지적

▲영풍 석포제련소 (영풍)

금융당국이 영풍의 회계처리기준 위반에 대해 중징계를 의결했다. 감사위원회 감시 기능이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둘러싸고 논란이 크다. 토양·지하수 정화와 관련한 충당부채가 수년간 과소계상된 만큼, 감사위가 당시 어떤 보고를 받았고 어떤 검토를 했는지 주주들에게 설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증권선물위원회는 10일 영풍의 사업보고서 등에 대한 조사·감리 결과를 공개하고 과징금, 감사인지정 3년, 전임 대표이사에 대한 해임권고 상당, 담당임원과 전직 담당임원에 대한 해임권고 및 직무정지 6개월, 시정요구 등을 의결했다. 증선위가 지적한 사항은 제련소 주변 임야와 제련소 하부에 대한 토양정화충당부채 과소계상, 지하수정화충당부채 과소계상, 제련소 유형자산 손상차손 과소계상 등이다.

특히 전직 대표이사에 대한 해임권고 상당 조치가 포함됐다. 이는 금융당국이 사안을 중대하게 판단했음을 보여준다. 회계업계에서는 대표이사 해임권고가 고의성이 인정되는 높은 단계의 제재에서 부과되는 만큼, 이번 조치 수위가 가볍지 않다고 보고 있다. 과소계상이 이뤄지던 당시 대표이사가 이미 물러난 상황이어서 현직 대표이사 해임권고가 아닌 ‘해임권고 상당’ 조치가 내려졌다는 분석이다.

증선위 자료에 따르면 영풍은 제련소 주변지역 오염토양 정화명령과 관련해 법적 정화의무가 명확했음에도 2021~2022년 충당부채를 인식하지 않았다. 2023~2024년에는 관련 법규상 허용되지 않는 정화방식을 전제로 충당부채를 산정한 것으로 지적됐다. 제련소 하부 오염토양에 대해서도 충당부채 인식 요건을 충족했지만 충당부채를 인식하지 않았다는 판단을 받았다.

지하수 정화 관련 충당부채 과소계상 규모도 컸다. 금융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영풍의 지하수정화충당부채 과소계상 금액은 2023년과 2024년 각각 1114억원으로 나타났다. 영풍은 2019년 지하수 오염방지명령에 따라 제련소 오염 지하수에 대한 법적 정화의무를 부담했지만, 향후 정화 과정에서 발생할 전체 비용이 아니라 정화업체와의 실제 계약금액만 충당부채로 반영했다는 것이 증선위 판단이다.

이번 제재를 계기로 감사위원회 책임론도 부각된다. 영풍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감사위는 이사 등에 대한 영업보고 요구, 회사 업무와 재산상태 조사, 재무제표 이사회 승인에 대한 동의 등의 권한을 갖고 있다. 금융당국 중징계에 이르기까지 회계처리 문제를 충분히 점검했는지 의문이 나온다.

감사위원회의 독립성과 전문성도 쟁점이다. 2021년 당시 감사위원이었던 A 사외이사는 2022년 4월부터 감사위원장을 맡았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2023년 영풍 정기주주총회 의안 분석 보고서에서 A 후보가 영풍그룹 동일인인 장형진 명예회장과 같은 시기 같은 대학에 재학한 이력이 있다며 사외이사 독립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반대를 권고한 바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감사위가 충당부채 과소계상과 관련해 당시 어떤 보고를 받았고 어떤 검토를 수행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회계처리기준 위반 경위와 책임 소재, 내부회계관리제도 작동 여부를 주주들에게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환경단체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도 책임자에 대한 법적·행정적 조치와 내부통제·회계관리 시스템 개선 방안 공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중징계는 단순 회계 오류를 넘어 내부 감시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따져볼 사안”이라며 “감사위 차원의 자체 조사와 재발방지책 공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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