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외국인 수급이 관건
전문가들, 향후 3개월 환율 1440~1530원 전망

미국과 이란이 종전 협상에 전격 합의하면서 원·달러 환율도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소 기대를 키우면서 국제유가 급등 우려를 완화할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원화 강세(원·달러 환율 하락) 재료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최근 환율 급등 핵심 배경이었던 외국인 주식자금 이탈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는 데다, 단기적으로는 이번주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일본은행(BOJ)·영란은행(BOE) 등 주요국 통화정책회의 등 이벤트가 대기 중이어서 추가 하락 속도는 제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15일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이란 종전 합의가 최근 1550원선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을 한 단계 낮추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쟁 장기화 우려 속에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던 국제유가가 안정될 경우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도 긍정적 효과가 크다고 봤다.
박상현 iM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합의로 인해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아시아 통화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무역수지 개선 기대까지 감안하면 원·달러 환율에는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재현 교보증권 연구원도 “전쟁 종료 자체는 달러 약세 원화 강세 재료”라며 “환율 방향성은 아래쪽으로 꺾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 역시 “종전은 환율 레벨을 한 단계 낮추는 재료”라며 “호르무즈 해협 개방으로 유가가 하락하면 최근 환율 상승을 이끌었던 가장 큰 불확실성 하나가 해소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위 연구원은 “최근 환율이 1550원까지 오른 배경을 모두 지정학적 리스크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며 “외국인 주식 매도가 지속됐고, 리밸런싱이 언제 끝날지 아직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이정훈 대신증권 연구원도 “상반기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대거 매도했는데 하반기에는 매도 강도가 약화되는지 여부가 중요하다”며 “매수 전환까지는 아니더라도 순매도 규모가 줄어드는 흐름이 확인돼야 환율 하락세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특히 “MSCI 선진국지수 워치리스트 등재 여부 등 수급 관련 이벤트가 6월 말 전후 예정돼 있다. 그 시점이 외국인 자금 흐름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편, 이번 합의가 사실상 스몰딜에 가깝다며 핵협상이라는 빅딜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박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합의는 결국 스몰딜이다. 핵협상 등 남아있는 과제가 있다. 이는 시장변동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추가 전쟁 확산이 없다면 1520원이 사실상 상단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 연구원은 “외국인 수급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하락 속도는 제한되겠지만 1530원 이상 상승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종전이 확정된다면 최근처럼 1550원까지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1400원대 초중반에서 1530원 정도 범위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전 연구원 역시 “해협 개방이 실제로 확인되고 외국인 자금 유입이 본격화되면 환율은 추세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