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AI 붐 타고⋯동탄·평택·용인 집값 ‘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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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세권 집중됐던 '부동산 가치'
삼전 등 첨단산업 단지로 번져
동탄 일주일 새 2% 급등 강세
평택·기흥도 산단중심 상승세

인공지능(AI) 산업 경쟁이 국가 성장 전략의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국내 부동산 시장의 가치 판단 기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역세권과 학군에 이어 최근에는 반도체 공장과 AI 데이터센터(AIDC), 전력 인프라 등 첨단산업 기반 시설도 새로운 가치 상승 요인으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1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생산시설이 집중된 경기 남부 벨트는 최근 집값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6월 8일 기준)에 따르면 삼성전자 배후 주거지인 화성시 동탄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일주일 만에 1.98% 급등했다. 화성시 행정구역 개편이 적용된 올해 2월 1일 이후 누적 상승률은 7.19%에 달한다. 용인시 기흥구 역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기대감에 힘입어 올해 누적 5.66% 상승하며 강세를 이어갔다.

SK하이닉스 본사가 위치한 이천시는 여전히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최근 하락 폭이 0.22%에서 0.16%, 다시 0.07%로 줄어들며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가 자리한 평택 역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고덕동과 평택지제역 일대를 중심으로 수요가 살아나면서 평택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14% 상승해 2024년 2월 둘째 주 이후 119주 만에 상승 전환했다.

반도체 산업 효과는 지방 거점 도시로도 확산되는 모습이다. 부동산원 통계 기준 SK하이닉스 공장이 위치한 충북 청주시 흥덕구의 아파트값은 최근 3개월간(2~4월) 0.62% 올라 청주시 평균 상승률(0.26%)을 크게 웃돌았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흥덕구 대표 단지인 '신영지웰시티1차(주상복합)' 전용면적 128㎡는 지난달 15일 9억3000만원에 거래되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5월 거래가격(7억원)과 비교하면 1년 새 2억3000만원 상승한 셈이다. 같은 단지 전용 162㎡ 역시 지난달 13억3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AI 인프라 구축 기대감이 커진 울산도 수혜 지역으로 꼽힌다. SK그룹과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추진 중인 7조원 규모 AI 데이터센터(AIDC) 유치 기대감에 울산 남구 아파트값은 최근 3개월간 0.63% 상승했다. 이어 중구(0.51%), 울주군(0.43%), 북구(0.42%) 순으로 오름세가 확산되며 첨단산업 투자 효과가 지역 부동산 시장 전반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이 단기적 유행에 그치지 않고 중장기적인 '입지 재평가'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앞으로의 부동산 가치는 단순 주거 선호도가 아니라 산업 경쟁력, 고소득 일자리, 첨단 제조와 연구개발(R&D)이 동시에 작동하는 지역이 주도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반도체와 로봇, 전력 인프라 등이 연결된 'AI 산업권'의 핵심 거점으로 용인, 화성, 평택, 이천, 청주, 천안 아산 등을 꼽았다.

다만 개발 호재에 기댄 무조건적인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AI 데이터센터 등 첨단 시설 유치가 지역 경제에 도움은 되겠지만, 산업 특성상 고용 유발 효과가 제한적이어서 전반적인 시장 주도에는 한계가 있다"며 "기업 유치 소식 하나만으로 가치 이상의 프리미엄을 기대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 지식산업센터 등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도 과도한 기대감만으로 진입했다가 낭패를 본 사례가 많은 만큼 실제 인프라 확충 여부를 냉정하게 따져보고 현실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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