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북핵' 아무 말 안하더니...한국 의원들 대만 방문엔 '발끈'

기사 듣기
00:00 / 00:00

▲사진은 2025년 9월 4일 중국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양자회담을 하기 전 악수하는 모습.(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한국 의원들이 대만 정부 당국자들을 만나 반도체 공급망 등 경제협력 의견을 교환한 것을 두고 중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에 도전하는 시도라며 항의했다. 북한 핵무장을 사실상 용인하면서 한반도 안보 불안을 고조시키고 있는 중국의 이중적 태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정례브리핑에서 '한국 의원들이 대만 당국자들을 만나 경제협력 관련 논의를 진행하는 게 정상적인 외교 활동에서 벗어나는가'라는 질문에 “의원들의 개별 활동에 대해 정부가 특별히 언급할 사항은 없다”며 “한중 양국은 상호 관심사에 대해 필요한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고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중국은 한국 의원들의 대만 방문이 자국의 핵심 이익을 해친다고 주장했다. 앞서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박수영 국민의힘,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 등이 8일 대만에서 정부 당국자들과 만나 경제, 무역, 반도체·인공지능(AI) 협력 관련 논의를 진행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주한중국대사관은 “중국은 한국 국회의원 3명의 대만 방문을 단호히 반대한다”며 “대만 문제는 순수한 중국의 내정이며 중국 핵심 이익 중에서도 핵심”이라고 항의했다. 이어 “한국의 극소수 의원들이 대만 문제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에 도전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으며, 이는 중·한 관계를 방해하고 훼손하려는 행위로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한국 의원들의 정당한 외교 활동을 두고 중국이 과민 반응을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외교 소식통은 “의원들이 반도체 공급망 협의를 당연히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중국의 외교적 간섭”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이 한국의 안보 위협에 대해서는 뒷짐을 지고 있으면서 자국의 이익 침해만 강조하는 태도가 이중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황태희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의원들이 가서 민감한 안보 문제도 아니고 경제협력 얘기는 충분히 할 수 있는 건데 이걸 가지고 자신들 이익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우리한테 엄청난 안보 위협인 북핵에 보이는 태도는 굉장히 불공정하고 이중적인 잣대”라고 지적했다.

8일 진행된 북중 정상회담은 중국이 북한 핵무장을 사실상 용인했음을 시사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회담을 갖고 양국 간 전략 협력 강화와 교류 확대를 내용으로 하는 발표문을 내놨다. 그러나 이번 발표문에는 한반도 비핵화 언급이 단 한 차례도 없었다. 과거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를 반복적으로 강조했던 것과 대조된다.

2019년 북중 정상회담에서도 비핵화를 포함한 한반도 문제가 주요 의제로 논의됐으나 이번엔 해당 표현이 사라지고 ‘주권과 안보이익 수호’가 등장했다. 주은식 한국전략문제연구소 소장은 “중국이 사실상 북핵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이동한 것”이라며 “중국은 ‘북한 핵 폐기’보다 ‘핵 보유 북한의 안정적 관리’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보여줬고 이번 회담은 ‘비핵화’보다 ‘전략적 협력’이 앞서는 시대가 시작됐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