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왜 일본에 AI 팩토리 꽂나…HBM·GPU·소부장 ‘삼각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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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은 SK, GPU는 엔비디아, 소부장은 일본
AI 공급망 완성 위한 '삼각동맹' 구축 시동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최종현학술원 이사장이 9일(현지 시간) 일본 도쿄 제국호텔에서 열린 닛케이포럼 ‘한일특별세션’에 참석해 한일경제연대 청사진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일본에 차세대 AI 팩토리 구축 계획을 공개한 것은 단순한 해외 투자 확대를 넘어선 포석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일본의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경쟁력을 하나로 묶어 AI 공급망 주도권을 선점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AI 팩토리 동맹'을 선언한 뒤 일본 카드를 꺼내 든 것도 이 같은 구상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최 회장은 11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엔비디아와 협력해 2028~2029년 일본에 AI 팩토리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을 신규 반도체 공장 후보지로도 언급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구상의 핵심을 'AI 밸류체인 통합'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을 공급하고 엔비디아는 AI 가속기와 플랫폼을 제공한다. 일본은 반도체 소재·장비, 전력 인프라, 산업용 데이터센터 수요를 갖춘 거점 역할을 맡는다. AI 산업이 반도체 단품 경쟁에서 데이터센터와 전력, 제조 인프라를 포함한 생태계 경쟁으로 전환되면서 일본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졌다는 평가다.

특히 일본은 반도체 소재와 장비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정부 차원의 반도체 부흥 정책과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최 회장이 일본을 "반도체 생태계가 잘 갖춰진 후보지"라고 평가한 것도 이러한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이는 최근 최 회장의 글로벌 행보와도 맞닿아 있다. 최 회장은 이달 들어 엔비디아를 비롯해 TSMC, 폭스콘 등 글로벌 AI 공급망 핵심 기업들과 잇따라 회동하며 AI 인프라 협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SK그룹 역시 HBM 공급을 넘어 AI 데이터센터, AI 클라우드, AI 팩토리 구축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결국 일본 AI 팩토리 프로젝트는 SK가 '메모리 공급사'를 넘어 아시아 AI 인프라 사업자로 진화하기 위한 시험무대라는 해석이 나온다. 내년 한국에서 첫 AI 팩토리를 가동한 뒤 일본으로 확장해 한국·일본을 잇는 AI 공급망 벨트를 구축하려는 구상이다. 최 회장이 최근 "AI 경쟁력을 위해 일본과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한일 경제연대를 지속적으로 언급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무엇보다 최 회장이 주목하는 것은 AI 산업의 수익 구조 변화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금까지 AI 시장의 수혜가 엔비디아 GPU와 SK하이닉스 HBM 같은 반도체에 집중됐다면 앞으로는 AI 데이터센터 구축과 운영, AI 서비스 제공 등 인프라 영역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엔비디아와 함께 AI 팩토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SK브로드밴드는 데이터센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 회장이 일본 AI 팩토리를 통해 HBM 공급을 넘어 AI 인프라 운영 사업자로 사업 모델을 확장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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