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2028년 아틀라스 양산"
테슬라, 옵티머스 전용 라인 구축
'미래 제조업' 주도권 놓고 격돌
"데이터ㆍ공급망 확보가 승패 좌우"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차세대 승부처가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옮겨가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과 테슬라는 각각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와 테슬라의 ‘옵티머스’를 앞세워 제조 현장 투입 경쟁에 나섰다. 단순한 로봇 개발 경쟁이 아니라 미래 제조업 주도권을 둘러싼 ‘AI·로보틱스 패권 전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최근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인근에 로봇 메타플랜트 응용센터(RMAC) 구축을 추진하며 아틀라스 상용화 채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RMAC는 로봇이 실제 생산 현장에 투입되기 전 제조 데이터를 학습하고 검증하는 시설이다. 현대차그룹은 2026년 RMAC 가동, 2028년 아틀라스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테슬라는 옵티머스 3세대 공개 시점을 당초 계획보다 늦춘 상태다. 테슬라는 올해 7~8월 옵티머스 3세대를 공개하고 프리몬트 공장 생산라인을 활용해 로봇 생산에 나설 예정이다. 다만 초기에는 테슬라 공장 내부 작업에 우선 투입한 뒤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후 외부 판매에 나서는 단계적 전략을 택했다.
업계에서는 휴머노이드 경쟁의 핵심이 하드웨어가 아닌 데이터와 공급망이라고 본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중심으로 엔비디아, 구글 딥마인드와 협력해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 중이다. 특히 글로벌 생산공장과 물류망을 활용해 실제 제조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아틀라스 공급망도 빠르게 구축되고 있다. KB증권은 현대모비스가 액추에이터를 비롯해 그리퍼(로봇 손), 배터리 모듈, 헤드 모듈, 센서·제어기 등 소프트웨어를 제외한 아틀라스 대부분의 핵심 부품을 공급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테슬라는 자율주행 AI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비전 AI와 자체 AI 칩, 슈퍼컴퓨터 도조(Dojo)를 활용하는 전략이다. 최근에는 옵티머스 전용 생산라인 구축과 로봇 인재 채용 확대에도 나섰다.
전문가들은 자동차 공장이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의 최적 환경이라고 평가한다. 자동차 생산라인은 반복 작업이 많고 공정이 표준화돼 있어 로봇 학습에 유리하다. 현대차와 테슬라 모두 제조 현장을 로봇의 첫 테스트베드로 활용하는 이유다. 테슬라가 옵티머스를 자사 공장에 우선 투입해 데이터를 축적하는 전략이라면 현대차그룹은 HMGMA와 RMAC를 연계해 생산·물류·품질관리 전반에 걸친 학습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향후 휴머노이드 경쟁이 로봇 성능보다 실제 산업 현장에서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빠르게 고도화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휴머노이드 시장의 승자는 가장 뛰어난 로봇을 만든 기업이 아니라 가장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가장 빠르게 양산 체계를 구축한 기업이 될 것”이라며 “결국 자동차 공장을 가진 기업들이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