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끝나고 양도세 중과세가 시행되는 등 하반기 부동산 시장의 가늠자가 될 시점에, 당분간은 지금의 흐름이 관성처럼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동탄을 비롯한 경기 남부 반도체 벨트의 급등세를 두고는 고소득 맞벌이의 구매력이 만든 차별화 현상이라는 분석과 함께, 일부 지역은 과열 양상이라는 신중론도 함께 제시됐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10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이투데이TV '집땅지성'(연출 황이안)에 출연해 진행자 김인만 소장과 함께 하반기 부동산 시장의 향방을 짚었다.
박 위원은 먼저 시장 흐름이 쉽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시장은 항상 관성이 있다"며 "금리가 갑자기 많이 오르거나 외환위기처럼 판도를 바꿀 변곡점이 와야 흐름이 바뀐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흐름을 크게 바꿀 요소가 없다"며 "중저가 강세, 고가 주택 보합 또는 약세 가능성은 적어도 올 연말까지 열어둬야 한다"고 분석했다.
최근 화제의 중심인 동탄 신도시를 두고는 '경기 남부의 역습'이라고 표현했다. 박 위원은 "동탄 신도시 34평 기준 실거래가가 거의 20억8000만원을 찍었다"며 "왕십리 뉴타운과 비슷하거나 더 비싼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도 "가재울보다 비싸고, 상암보다도 비싼 것 같다"고 거들었다.
박 위원은 이런 현상을 "인서울보다 준서울이 낫다"는 말로 요약했다. 그는 "부동산을 행정 구역이 아니라 생활권역으로 봐야 한다"며 "결국 집값은 구매력의 차이이고,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힘이 주택 가격을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의 성과급을 언급하며 "보너스가 당장 나온다는 보장은 없어도, 나중에 나올 것을 보고 미리 당겨 쓸 수 있다"고 짚었다.
핵심 매수 세력으로는 고소득 맞벌이 부부를 지목했다. 박 위원은 "30대 맞벌이 비중이 2024년 기준 61.5%인데 지금은 63% 정도까지 올라왔을 것"이라며 "이 고소득 맞벌이가 시장의 가장 큰 매수 세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들의 구매력을 '결합 자본력'이라는 말로 설명하며 "외벌이 시절과 달리 두 사람의 소득이 합쳐지면 구매력이 껑충 뛴다"고 했다. 의사끼리 결혼하는 식의 '동질 혼인'이 늘어난 점도 배경으로 들었다.
그러면서 '평균의 함정'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은 "30대 평균이 집을 사는 게 아니라, 소수의 고소득 맞벌이가 집을 산다"며 "아파트는 약간 클럽제 같은 느낌이 있다"고 비유했다. 이어 "3040 평균으로 집값을 보면 지금의 차별화 현상은 설명되지 않는다"며 "고소득 맞벌이의 시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동탄의 추가 상승여력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김 소장이 "동탄이 20억대까지 올랐다면 서울이 덜 오른 것 아니냐는 생각도 가능하다"고 묻자, 박 위원은 "거리가 너무 멀어 별개의 시장"이라며 "사촌이 논을 사야 배가 아프지, 팔촌이 논 산다고 배 아프지 않다"고 답했다. 이어 "토지거래허가구역 대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비허가 프리미엄도 일부 작동했다"며 "다소 오버슈팅된 기미가 없지 않다"고 진단했다.
규제지역 지정 가능성도 거론됐다. 박 위원은 "하반기에 동탄이 규제지역으로 지정될 가능성을 80% 정도로 높게 본다"며 "과거에는 도지사가 지정했지만 이제 국토부 장관이 직접 지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는다고 집값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라며 광명, 용인 수지, 분당 등을 예로 들었다. 규제지역 지정이 오히려 '정부가 인정한 좋은 지역'이라는 신호로 받아들여지는 심리도 작동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박 위원은 집값이 다 올랐다는 인식 자체가 착시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부동산원 1분기 통계를 인용해 "경기 양주시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2021년 4분기 고점 대비 28.6% 떨어졌고, 오산 마이너스 25.7%, 일산 서구 마이너스 25.1%, 인천 연수구 마이너스 24.4% 등 20% 넘게 빠진 곳이 많다"고 말했다. 서울에서도 "노원구 마이너스 17.9%, 도봉구 마이너스 15.5%, 금천구 마이너스 11.7%로 아직 회복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박 위원은 이런 착시의 원인으로 초점 착각, 현재성 편향, 의제 설정 효과, 과잉 일반화의 오류를 들었다. 그는 "압구정과 은마 아파트 집값만 계속 나오다 보니, 많은 사람이 자기도 은마 아파트 주인인 것처럼 행동한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수도권 주택시장이 회복기인 것은 맞지만, 과거처럼 전체가 같이 움직이는 동조화가 아니라 극단적인 차별화, 초양극화가 지금 시장의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수도권의 양극화와 차별화는 진행 중이고, 아직 2021년 고점을 회복하지 못한 지역도 많다"며 "하반기 흐름은 당분간 관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변수인 기준금리 변화와 상수에 가까운 세제 개편안을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고 정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