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 서초·은평, 구청장 직속 전담팀 가동
관악은 시행자로 '대신자산신탁' 지정

6·3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서울 시내 자치구 수장들이 지역 최대 숙원인 재개발·재건축 해법을 찾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연임에 성공한 구청장들은 공백 없이 집무실로 출근해 직속 전담 조직을 가동했고, 새로 돛을 올린 차기 구청장들은 첫인사부터 외부 전문가를 전면에 배치하며 현장 행보에 나섰다. 자치구마다 지역 특성에 맞춘 '정비사업 맞춤형 처방전'을 마련하기 위해 행정력을 총동원하는 분위기다.
10일 서울 각 자치구에 따르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구청장들은 '인적 쇄신'이나 '재정 전문성' 등을 무기로 정비사업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분주하다. 7월 취임하는 류삼영 동작구청장 당선인은 8일 출범한 인수위원회 위원장으로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를 위촉했다. 동작구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재개발 사업을 민선9기에도 원활하게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인선이라는 게 류 당선인 측 설명이다. 사당·이수·남성역 일대를 연결하는 대규모 상업벨트 조성, 이수~과천 대심도 복합터널 조기 착공 등 주요 공약을 정비사업과 연계해 지역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예산·재정 전문가 출신인 정창수 강북구청장 당선인은 행정과 인프라의 시너지를 노린다. 정 당선인은 '강북형 신속추진단'을 신설해 인허가 기간을 단축하는 동시에 숙원 사업인 신강북선 교통망 확충과 재개발을 묶어 개발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선거 이후 별도의 인수위 과정 없이 곧바로 복귀한 재선·3선 구청장들은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구청장 직속 정비 조직을 가동하며 실행력을 높이고 있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복귀 후 1호 결재로 구청장 직속 '찾아가는 재건축 신속 지원단'을 가동했다. 부서별로 흩어져 있던 인허가·지원 업무를 하나로 통합한 조직이다. 전 구청장은 관내 79개 정비사업장 중 소송이나 내홍이 불거진 현장을 월 1~2회 이상 직접 방문해 중재에 나설 계획이다.
서울시 최초의 여성 3선 고지에 오른 김미경 은평구청장도 구역 지정부터 입주까지 전 과정을 밀착 관리하는 '은평형 쾌속 지원 패키지'를 도입했다. 구청장 직속의 ‘정비사업 통합민원담당관’을 신설해 복잡한 민원을 원스톱으로 처리하고, 정례 현장간담회를 통해 주민 의견을 수렴해 구정에 즉각 반영할 예정이다.
성북구 최초로 3선 고지에 오른 이승로 구청장은 관내 138개 정비사업을 흔들림 없이 마무리하겠다는 포부다. 이 구청장은 대규모 재개발·재건축과 발맞춰 동북선 도시철도 개통, 강북횡단선 재추진 등을 함께 엮어 동북권 중심 도시로의 도약을 다짐하고 있다. 재선에 성공한 이기재 양천구청장 역시 목동 14개 단지 등 66개 구역의 정비사업 가속화에 나선다. 정비사업의 핵심 동력이 될 목동선·강북횡단선 추진, 지하철 2호선 신정지선 연장 및 신정차량기지 이전 등 대형 교통 인프라 확충에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지역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제도적 해법을 찾아내며 활로를 뚫은 자치구도 있다. 관악구(구청장 박준희)는 최근 구릉지 형태의 낙후 주거지인 신림5구역의 사업시행자로 '대신자산신탁'을 지정 고시했다. 2월 정비구역 지정 이후 불과 3개월 만이다. 조합 설립 단계를 건너뛰는 신탁 방식을 활용해 지하 3층에서 지상 34층에 이르는 25개 동 3973가구(임대주택 624가구 포함) 규모의 대단지 조성에 속도를 붙였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구청장들이 자치구의 상황에 맞는 핀셋 행정을 펼치며 재건축 시장의 구원투수를 자처하고 있다"며 "다만 최근 가파르게 오른 공사비와 조합원 분담금 갈등 등 현장의 실질적인 걸림돌을 구청의 유연한 행정 지원과 중재 노력이 얼마나 풀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