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500원대·비료값 급등에...외식·식품업계, ‘가격 인상’ 압박 더는 못 버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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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외식 프랜차이즈·저가 커피 가격 올라
고환율·고물가에 고병원성 AI·비료값 상승까지
식품업계는 압박 여전⋯소비심리 약세도 변수

▲여름철 외식 메뉴 가격이 오르면서 직장인들의 점심값 부담이 커지고 있다. 원재료비와 인건비, 임대료 상승 등의 영향으로 서울 지역 냉면과 삼계탕 가격이 1만원대 후반~2만원대에 형성되는 등 대표 여름철 메뉴마저 부담이 커진 모습이다. 사진은 1일 서울 시내 음식점 메뉴판. (고이란 기자 photoeran@)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로 고착화하고 중동 전쟁 여파가 본격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외식업계가 미뤄왔던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 들고 있다. 정부의 강도 높은 물가 안정 기조가 다소 누그러진 가운데 하반기 농산물 가격 오름세까지 예고되면서, 그동안 가격을 묶어왔던 식품업계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11일 식품 및 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주요 외식 브랜드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이날부터 역전우동·새마을식당·한신포차 등 11개 브랜드 메뉴 가격을 평균 11% 올렸다. 롯데리아는 지난달 말 단품 버거류 22종 등의 가격을 평균 2.9% 인상했다.

커피 프랜차이즈도 저가 커피 위주로 가격 조정이 본격화하고 있다. 더벤티는 지난달 아메리카노를 제외한 일부 메뉴 가격을 100~500원 올렸고, 메가MGC커피는 19일부터 ‘할메가커피’ 3종 가격을 200원씩 인상한다. 커피빈과 이디야커피는 일부 스틱커피 가격을 상향 조정하는 등 원가 부담에 대응하고 있다.

외식업계에서는 ‘더는 못 버틴다’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1500원대로 올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 보는 수준을 기록했다. 치즈, 소고기 등 수입 원재료 비중이 적지 않은 만큼 높은 환율이 빠르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나마 국내산 비중이 높은 달걀·닭고기류마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오름세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이달 육계 평균 가격은 kg당 6660원으로 전년보다 20% 뛰었다. 업계에서는 매년 오르는 배달 수수료와 최저임금, 임대료까지 원가 부담을 상쇄할 요소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식품업계는 사정이 더 어렵다. 외식업은 가맹점주 다수가 소상공인이어서 정부의 가격 압박이 상대적으로 덜한 반면, 식품기업은 그렇지 않다. 상반기 강한 물가 안정 기조 속에 오히려 가격을 내린 기업도 적지 않다. 국제유가·곡물가격·나프타값 급등 등 전쟁 여파가 반영되는 2분기 실적 악화가 불가피한 데다, 곡물·원당 등 주요 원재료를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식품업계로선 환율·유가·농산물값이 겹친 ‘3중 부담’을 하반기 내내 떠안게 될 공산이 크다.

특히 하반기로 갈수록 농산물발 추가 압박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농산물 가격은 통상 작황과 함께 비료·농약 등 영농비, 운송 연료비에 좌우되는데, 고유가가 이들 비용을 일제히 자극하고 있다는 것. 식품업계 관계자는 “비료값이 크게 뛴 데다 국제 곡물·농산물 가격도 전반적으로 오를 것이라는 얘기가 많다”며 “중동 전쟁이 길어질수록 수입 부자재 가격과 물류비까지 함께 밀려와 하반기 원가 부담은 지금보다 더 무거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식품업계는 선뜻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지 못한 채 한숨만 쉬고 있다. 수시로 물가에 대한 목소리를 내는 정부 기조도 있지만, 소비심리가 워낙 나빠 가격 인상이 매출 타격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판단도 적지 않다.

한 식품사 관계자는 “나프타 공급이 조금씩 풀리고는 있지만 가격은 올랐다”며 “가격을 올려야할 요인은 너무 많은데 반영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라 포장·물류 비용을 손보는 편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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