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환율·채권금리 뉴노멀 “고공행진 불가피”(상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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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고용 서프라이즈에 연준·한은 긴축 부각..중동 확전 우려도 영향
외환당국·국민연금 강력개입에 은행들도 대응 수위 높여
환율 1560~1570원·국고3년 금리 4% 돌파 열어둬야..주요은행들 대응수위 강화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676.18포인트(8.29%) 급락한 7484.41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91.05포인트(9.08%) 내린 911.39에 거래를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주간 거래 종가(15시30분) 기준 전일 대비 4.1원 내린 1535.0원을 기록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원·달러 환율과 채권금리가 장중 동반 급등(원화·채권 약세)해 패닉장을 연출했다. 당국의 강력한 시장개입에 급한 불은 껐지만, 전문가들은 환율과 채권금리 동반 상승 가능성을 높게 봤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장대비 4.1원(0.27%) 내린 1535.0원에 거래를 마쳤다(오후 3시30분 종기기준). 다만, 개장과 함께 1555.2원까지 치솟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17년3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채권시장에서도 국고채 3년물 금리는 5.8bp(1bp=0.01%포인트) 오른 3.940%를 기록했다. 이는 2023년 11월 이후 2년7개월만에 최고치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도 9.4bp 상승한 4.348%로 2023년 10월 이래 2년8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미국의 깜짝 고용 호조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긴축 우려가 부각된 데다, 중동전쟁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앞서, 미 노동부가 발표한 5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전월보다 17만2000명 증가해 시장 예상치를 두배 가량 웃돌았다. 물가 상승 와중에 고용호조까지 겹치면서 연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였다. 이란이 이스라엘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이스라엘도 맞대응했다.

이정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고용 호조에 긴가민가하던 연준 추가 긴축 가능성을 시장이 본격적으로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긴급 진화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현재 환율이 정상이 아닌 일시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도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개입에 나섰고, 국민연금도 선물환 매도를 개시했다. 재경부는 또, 이날 국고채 3년물 입찰에서 당초 예정규모인 2조8000억원 규모을 크게 줄인 1조8480억원만 낙찰시켰다.

(그래픽 = 손미경)
◇ 무너진 기존 공식, 최종금리 상향 우려
시장 전문가들은 정부 개입만으로 추세를 되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우선, 이번 환율 상승이 과거와 달리 기존 설명 모델로 해석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문홍철 DB증권 연구원은 “수출 증가율, 한미 성장률 격차, 한미 금리차와 환율간 관계가 최근 들어 크게 약화됐다”며 “지금은 중동전쟁과 에너지 리스크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한국뿐 아니라 일본과 대만 등 아시아 주요 석유수입국 통화가 일제히 약세를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덧붙였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이란 관련 협상이 가시화되지 않는 한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며 “대미 투자 확대에 따른 구조적 달러 수요까지 감안하면 1500원대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뉴노멀로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채권시장도 사실상 환율을 따라 움직이는 모습이다. 원화 약세가 수입물가 상승과 기대인플레이션 확대를 통해 한은 긴축 강도를 높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박준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인상 우려가 커지면서 한은 금리 경로도 상향 조정되고 있다”며 “현재 시장은 연내 두 차례 이상 금리인상을 반영하고 있고, 최종금리도 3.25% 이상을 염두에 두기 시작했다. 3년물 4.05%, 10년물 4.50%까지 오를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겠다”고 말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도 “환율이 1550원을 돌파한 상황 자체가 시장의 가장 큰 우려 요인”이라며 “환율안정이나 물가 둔화 신호가 확인되기 전까지 금리 상승 압력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국고채 3년물은 4.1% 수준까지도 열어둬야 한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한은의 조기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김진욱 씨티 한국수석이코노미스트는 “원화 약세가 심화될 경우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통한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상황이 긴박해지면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 및 지주사도 대응 수위를 높이는 모습이다. 환율·시장금리 등을 모니터링하는 비상 대응체계를 가동 중이며, KB국민은행의 경우 4월부터 시작한 고환율 관련 기업 지원 프로그램을 이달 말까지로 연장하고, 대상 기업도 확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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