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말라가던 작물 살렸다…미생물제 쓰자 방울토마토 수확 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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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진청, 국내 토양서 찾은 미생물 2종 제품화
고온·건조·토양 염류 피해 줄이고 배추 무름병도 방제

▲바실러스 시아멘시스’ 개발 내용 (자료제공=농촌진흥청)

폭염과 가뭄이 잦아지면서 농가의 고민이 병해 관리를 넘어 작물 생육 자체로 번지고 있다. 특히 시설하우스는 같은 땅에서 작물을 반복 재배하는 경우가 많아 토양에 염류가 쌓이고, 여기에 고온·건조까지 겹치면 작물이 제대로 크지 못한다. 정부가 국내 토양에서 찾아낸 미생물을 제품화한 것은 비료 투입을 더 늘리는 방식이 아니라 작물 스스로 버티는 힘을 키워 기후 스트레스를 줄이려는 시도다.

농촌진흥청은 국내 토양에서 발굴한 ‘바실러스 메소나에’와 ‘바실러스 시아멘시스’ 기반 친환경 미생물제가 농가 현장에서 효과를 내고 있다고 7일 밝혔다.

농진청은 미생물 발굴과 효능 검증, 산업재산권 확보, 농가 실증, 산업체 기술이전, 제품화까지 이어지는 민관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2021년부터 올해까지 산업재산권 9건이 24건의 기술이전과 산업화로 연결됐다.

먼저 바실러스 메소나에는 시설재배 농가의 대표적인 골칫거리인 고온과 토양 염류 피해를 줄이는 미생물이다. 농진청 연구진은 이 균주가 식물 안에서 항산화 효소를 활성화하고 삼투 물질을 조절해 작물이 환경 스트레스를 견디도록 돕는 원리를 확인했다. 토마토 풋마름병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

현장 효과도 확인됐다. 염류 집적 피해 농가에서 실증한 결과 방울토마토 수확량은 21.4%, 오이 수확량은 최대 14.5% 늘었다. 이 균주는 2018년 기술이전을 거쳐 2019년 12월부터 환경 장해 경감 미생물제 제품으로 출시됐다.

국산 바이오 농자재의 해외 적용 가능성도 열렸다. 지난해 베트남에서 벼를 대상으로 실증 연구를 한 결과, 현지에서도 벼 생육이 개선되고 수확량이 18.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실러스 시아멘시스는 고온과 건조가 함께 오는 복합 피해를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 균주는 고온·건조 복합 장해 피해를 16.9% 줄이고 배추 무게를 26.3%까지 늘렸다. 배추 무름병도 최대 47% 방제하는 효과가 확인됐다.

작용 방식은 뿌리 주변 환경을 개선하는 데 있다. 이 균주는 식물 뿌리 주변에 자리 잡아 세포외다당류를 만들고, 작물 내 앱시스산 함량을 조절해 고온·건조 같은 환경 장해에 더 빨리 반응하도록 한다. 토양 수분 보유력을 높이는 효과도 확인됐다. 올해 3월 복합장해 경감 미생물제 제품으로 출시돼 고추, 배추, 마늘, 양파 재배 농가에서 쓰이고 있다.

이번 미생물제는 단순히 작물 생장을 돕는 수준을 넘어 이상기후에 따른 환경 스트레스와 병해를 함께 줄이는 점이 특징이다. 기존 미생물제가 생육 촉진이나 병해 방제 등 특정 기능에 집중했다면, 이번 균주는 폭염·가뭄·염류 집적처럼 실제 농가가 동시에 겪는 복합 피해를 겨냥했다.

국내 친환경 농자재 업체는 대체로 규모가 작아 자체 연구개발 투자에 한계가 있었다. 공공 연구기관이 균주와 작용 원리를 확보하고 민간 기업이 제품화를 맡는 방식은 연구실 성과를 농가 현장으로 옮기는 모델로 볼 수 있다. 기후변동성이 커질수록 농가 입장에서는 단순 생육 촉진제보다 실제 재배환경에서 효과가 입증된 소재를 고르는 일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한상현 농진청 농업미생물과장은 “이 미생물제들은 작물이 가진 저항성을 높여 기후 위기 속에서도 정상적인 생육을 도우며, 장기적으로는 탄소중립 실현, 농가 소득 유지 등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농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친환경 미생물제를 개발, 보급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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