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장 3명, 광역의원 109명, 기초의원 407명 무투표 당선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도 무투표 당선자가 속출했다. 시·도의회 의원(광역의원)은 영·호남권에서, 시·군·구의회 의원(기초의원)은 수도권에서 무투표 당선자가 쏟아졌다.
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무투표선거구 후보자 명부에 따르면, 시·군·구의 장 3석, 광역의원 109석, 기초의원 407석 등 519석은 9회 지방선거에서 투표 없이 당선자가 확정됐다. 역대 최악의 지방선거로 평가되는 8회 지방선거보다 늘어난 규모다.
무투표 당선자 발생은 그 자체로 유권자의 권리를 침해한다.
‘공직선거법’ 제190조 제2항에 따라 후보자가 해당 선거구에서 선거할 정수를 초과하지 않을 때 투표가 진행되지 않으며, 선거일에 해당 후보자가 당선인으로 결정된다. 단수 후보에 대한 ‘신임투표’ 같은 절차도 없다. 여기에 후보자 미달로 투표가 실시되지 않으면 공직선거법 제275조에 따라 선거운동도 중지된다. 무투표 선거구에선 유권자들이 ‘부적격 후보자’의 당선을 막을 수 없는 데 더해 해당 후보자가 누구이며, 어떤 공약을 제시하는지도 확인하기 어렵다.
무투표 당선자 증가의 주된 배경은 양당제 고착화다.
광역의원 109석 중 83석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약칭 광주특별시, 35석)와 전북(25석), 경북(23석) 등 3개 시·도에 몰렸다. 광역의원은 기초의원과 달리 선거구당 1명을 뽑는 소선거구로 운영된다. 따라서 광역의원 무투표 당선은 모두 후보자가 1명인 사례다. 광주특별시와 전북, 경북은 당선자의 특정 정당 쏠림이 강한 대표적인 지역이다. 선거가 거듭될수록 ‘특정 정당의 공천이 곧 당선’으로 여겨지면서 당세가 약한 정당은 공천 자체를 포기하는 상황이다.
기초의원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 지역구 311명, 비례대표 96명 등 모두 407명이 무투표로 당선됐는데, 지역별로는 서울(104명), 경기(74명) 두 지역에 43.7%가 몰렸다. 인구밀도가 높은 서울·경기는 정수가 2인 이상인 기초의원 선거구가 많은데, 무투표 당선은 그중에서도 2인 선거구에 집중됐다. 거대 양당이 1명씩만 공천하는 방식으로 의석을 나눠 가진 것이다. 비수도권에서 상대적으로 인구밀도가 높은 부산도 무투표 기초의원 당선자가 48명에 달했다.
전북·전남(광주 제외)과 경북은 광역의원과 마찬가지로 특정 정당의 공천 포기에 따른 기초의원 무투표 당선이 발생했다. 다만, 그 규모는 전북 21명, 전남 34명, 경북 28명으로 수도권에 비해 적었다.
선거철마다 무투표 당선에 따른 유권자 권리 침해가 문제로 지적되지만, 해결방안은 마땅치 않다. 학계에선 기초의원 정당 공천제 폐지를 요구하나 정치권이 묵묵부답이다. 후보자 미달 선거구에 대한 신임 투표에 대해선 정치권의 거부감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