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간 갈등 가능성도…"결국 조합원 부담 가중"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제4지구(성수4지구) 재개발이 다시 한번 흔들리고 있다. 성수4지구는 앞서 홍보 과열 논란으로 시공사 선정 입찰이 한차례 무효 처리되며 발목이 잡혔고 이번에는 지침 위반 논란과 함께 조합 내 갈등 조짐도 나타나는 상황이다. 조합원 간 다툼이 격화하면 사업 지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성수4지구 조합은 7일 개최 예정이던 제33차 대의원회를 연기했다. 조합은 7일 대의원회를 개최한 뒤 20일 제1차 시공자 선정 합동설명회, 27일 제2차 합동설명회와 시공사 선정 총회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성동구청에 민원이 제기되며 제동이 걸렸다. 성동구는 최근 조합에 공문을 보내 특정 시공사의 입찰 제안이 입찰 규정과 입찰참여 안내서에 저촉된다는 민원이 접수돼 내부 검토와 법률자문을 진행하고 있다고 안내했다. 그러면서 대의원회가 공공지원자의 검토 의견을 참고해 총회 상정 건설업자를 선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경쟁 입찰에 참여한 대우건설은 롯데건설의 일부 제안이 입찰 규정과 입찰제안서 작성 기준을 위반했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이후 입찰제안서 개봉 및 비교표 작성 과정에서도 날인을 거부했다. 대우건설은 롯데건설이 제안한 담보인정비율(LTV) 100%와 최저 이주비 20억원이 개별 조합원의 담보가치 총액을 초과하는 조건을 제안할 수 없도록 한 입찰 지침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통상 이주비는 조합원별 담보가치를 기준으로 산정되는데 담보가치보다 많은 금액을 일률적으로 보장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이행이 어려운 조건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롯데건설은 해당 제안이 입찰 지침과 관계 법령을 준수한 내용이며 조합과 공공지원자 검토 과정에서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최저 이주비 20억원은 개별 조합원의 담보가치 총액(LTV 100%) 범위 내에서 보장하는 조건”이라며 “도시정비법령과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에 부합하는 내용으로 사전 법률 검토도 마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수1지구에서도 동일한 조건이 제시돼 시공사 선정이 이뤄진 사례가 있다”며 “검토 절차가 진행될 경우 관련 자료를 충실히 소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 관계자는 “성수1지구 입찰지침에 해당 이주비 제한 사항이 없다”면서 “성수4지구 입찰지침에 ‘이주비는 개별 조합원의 담보가치 총액 이내로 제안해야하며 입찰제안서에 종전감정평가 금액 예시금액을 표기해서는 아니 된다’라고 적혀있다”고 반박했다.
조합 내부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일부 조합원을 중심으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아직 공식 조직이 꾸려진 것은 아니지만 시공사 선정 과정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질 경우 조합 집행부와 비대위 간 대립 구도로 번질 가능성이 충분하다.
정비사업 현장에서는 조합과 비대위 간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사업 일정이 지연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경기 성남시 상대원2구역은 시공사 교체를 둘러싼 법적 분쟁으로 총회 결의와 가처분 소송이 반복되며 사업 절차가 장기간 표류했다.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 문제로 시공사를 교체한 신당8구역 역시 입주 시점이 당초 계획보다 약 5년 늦춰졌다. 흑석9구역은 시공사 교체 이후 공사비가 4490억원에서 6519억원으로 늘어나며 사업비 부담이 확대된 사례로 꼽힌다. 총 공사비가 1조3628억원에 달하는 대형 사업장인 만큼 일정이 늦어질수록 공사비와 금융비용 부담은 더욱 가중될 수 있다.
본지 자문위원인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시공사 선정 일정이 늦어지면 사업 추진 기간도 함께 늘어나 금융비용과 간접비 부담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사업 기간 연장에 따른 비용 부담은 결국 조합원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