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코스피 목표지수를 기존 9000에서 1만2000으로 상향 조정하며 한국 증시에 대한 '비중 확대(Overweight)' 의견을 유지했다. 지난달 목표치를 8000에서 9000으로 올린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다시 전망치를 대폭 높인 것이다.
3일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코스피의 12개월 목표지수를 1만2000으로 상향한다"며 "현재 지수 대비 약 37%의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밝혔다. 목표치는 기업 실적 전망 개선을 반영해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8배를 적용해 산출했으며, 이 역시 보수적인 가정에 기반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가 코스피의 추가 상승을 전망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장기화 가능성이다. 골드만삭스는 "연산 수요가 메모리 공급 증가 속도를 웃돌면서 반도체 기업들의 가격 결정력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며 "시장이 메모리 반도체 사이클의 지속 기간을 여전히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현재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선행 PER 5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데 시장은 고수익이 얼마나 지속될지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이번 반도체 사이클은 과거보다 더 오래 지속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골드만삭스는 메모리 공급 부족 현상이 2028년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제시했다.
실적 전망 역시 가파르게 개선되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올해 초 시장이 예상한 코스피 기업들의 이익 성장률은 48% 수준이었지만 최근에는 277%까지 상향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나머지 상장기업들의 올해 이익 성장률 전망치도 지난 1월 20%에서 현재 57~67% 수준으로 높아졌다.
이를 반영해 골드만삭스는 올해와 내년 코스피 상장사의 주당순이익(EPS)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00%와 28%에서 각각 320%와 25% 수준으로 제시했다. 골드만삭스는 "한국은 아시아 시장 가운데 가장 강한 이익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도체 외에도 기업 지배구조 개선 정책이 증시 재평가를 이끌 것으로 기대했다. 골드만삭스는 "코스피 상장기업의 60% 이상이 여전히 장부가치(PBR) 이하에서 거래되고 있다"며 "정부의 밸류업 정책과 기업지배구조 개혁이 저평가 기업들의 가치 재평가를 촉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우선주와 저PBR·고배당주, 자사주 소각 관련 종목에 대한 투자 매력이 높다고 판단했다. 또 방산, 조선, 전력 인프라 공급망 관련 업종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다만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경계했다. 골드만삭스는 "코스피가 올해 들어 두 배 이상 상승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비중이 50%를 넘어서는 등 특정 종목 쏠림 현상이 심화됐다"며 "개인투자자의 투기적 거래 증가도 단기 조정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조정이 발생하더라도 장기 상승 추세를 훼손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골드만삭스는 "과거 최악의 이익 감소와 밸류에이션 저점을 현재에 적용해도 코스피 하단은 7820 수준"이라며 "기업 실적이 뒷받침되는 한 시장의 하방 경직성은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술적 조정 가능성은 인정하지만,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지는 만큼 조정은 오히려 비중 확대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