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 지수가 8800선에 안착하며 강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시장 내 종목 쏠림 현상이 극대화되며 업종별 차별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13.11포인트(0.15%) 오른 8801.49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6조5703억원을 팔아치우며 차익 실현에 나섰지만 개인이 6조2948억원 넘게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기관은 2533억원 순매수했다. 코스피는 한 달 사이 26.88%가 올랐고, 올해 들어서는 108.85%의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지수 상승에도 불구하고 시장 내부의 온기는 골고루 퍼지지 못했다. 상승 종목 비율을 나타내는 ADR(20일 이동평균)은 지난 1일 47.94%까지 추락하며 지난 2020년 3월 19일(40.24%) 이후 약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수는 오르지만 대다수 종목은 하락하는 '착시 현상'과 함께 주도주로의 자금 쏠림이 극도로 심화되었음을 보여준다. ADR은 20거래일 동안 상승 종목 누계를 하락 종목 누계로 나눈 백분율로 100%보다 높으면 상승 종목이 하락 종목보다 많고, 반대의 경우 하락 종목이 더 많다는 의미다.
증시를 끌어올린 핵심 동력은 반도체와 수출 모멘텀이었다. 5월 한국 수출은 877억5000만달러를 기록하며 12개월 연속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특히 반도체 수출이 지난해보다 169.4% 급증한 371억6000만달러로 집계되면서 견조한 실적을 증명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GTC 타이베이 기조연설을 통해 AI 수요의 건재함을 과시하고 HBM4 탑재를 언급한 점도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종목별로는 그간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상승세가 둔화됐던 삼성전자는 3거래일간 20% 폭등하며 지수 견인의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3.10%)와 이수페타시스(6.90%) 등 주요 반도체 밸류체인 기업들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시장의 또 다른 화두는 '피지컬 AI'와 엔비디아의 협력 기대감이었다. 젠슨 황 CEO의 방한 일정이 다가오면서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과의 연쇄 회동에 이목이 집중됐다. 황 CEO는 오는 5일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과 만나 AI 인프라 및 소버린 AI 협력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LG전자가 최근 3거래일간 67.02% 상승했다. 이외에도 같은 기간 LG씨엔에스(43.45%), 삼성SDS(14.91%), NAVER(41.10) 등이 무더기로 급등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로보티즈(33.88%), 로보스타(96.05%) 등 로봇 업종이 피지컬 AI 모멘텀을 받아 동반 폭등했다.
반면 주도주 랠리에서 제외된 대다수 업종은 실망 매물이 출회되며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중동 협상 지연 등에 따른 영향으로 현대건설(-6.55%), 대우건설(-14.77%), GS건설(-4.73%) 등 건설 업종이 큰 폭으로 내렸으며 의료정밀기기, 비금속, 섬유의류 등도 약세를 보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는 ADR이 바닥권에 위치한 상태에서 대형 주도주 위주의 랠리가 진행되는 고점권 영역에 진입했다"라며 "상승 종목 확산이 제한적인 상황인 만큼 반도체 실적 모멘텀과 피지컬 AI 등 확실한 수출 및 이익 근거를 가진 주도주 중심의 차별화 장세에 대응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