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 시작됐는데 단일화 '제자리'…서울교육감 ‘8명 투표용지’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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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해도 사전투표 용지엔 이름 그대로…표 분산 변수 커져
진보 3명·보수 4명·중도 1명 완주 구도…정책 경쟁은 실종

▲20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선관위 직원들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벽보를 점검하고 있다 (뉴시)

6·3 지방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됐지만 서울시교육감 선거의 후보 단일화 논의는 끝내 매듭을 짓지 못했다. 진보·보수 양 진영 모두 단일화 경선을 치렀지만 결과 불복과 법적 공방이 이어지면서 유권자들은 8명의 후보 이름이 모두 적힌 투표용지를 받아들게 됐다.

30일 교육계에 따르면 이번 서울시교육감 선거에는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정근식·한만중·홍제남 후보, 보수 성향의 김영배·류수노·윤호상·조전혁 후보, 중도 성향의 이학인 후보 등 총 8명이 출마했다. 교육감 직선제 도입 이후 서울교육감 선거에서 가장 많은 후보가 경쟁하는 구도다.

문제는 사전투표가 시작된 이후 단일화가 성사되더라도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사전투표 전날까지 후보가 사퇴해야 투표용지에 ‘사퇴’ 표시가 반영되지만 사전투표가 시작된 뒤에는 후보 이름이 그대로 남는다. 막판 단일화가 이뤄지더라도 이미 투표한 유권자의 표는 되돌릴 수 없고 이후 투표자들도 후보 이름이 남은 투표용지를 받아 혼선이 불가피하다.

진보 진영에서는 정근식 후보가 단일화 기구 경선에서 단일 후보로 선출됐지만 한만중 후보가 경선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며 독자 출마했다. 여기에 홍제남 후보까지 완주 의사를 밝히면서 진보 성향 표심은 3명으로 갈라지게 됐다. 정 후보와 한 후보 측은 단일화 과정과 후보 지위 등을 둘러싸고 고소·고발을 주고받는 상황이다.

보수 진영도 사정은 비슷하다. 윤호상 후보가 보수 단일 후보로 추대됐지만 류수노 후보가 절차 문제를 제기했고 이후 류 후보와 조전혁 후보 간 재단일화 과정에서도 갈등이 불거졌다. 김영배 후보까지 포함한 보수 후보 4명은 모두 단일화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면서도 방식과 주도권을 두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선거가 다자 구도로 굳어지면서 교육 현안은 후보 간 네거티브 공방에 가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초학력 회복, 학생인권조례 개편, 교권 보호, 사교육비 부담, 학교 안전 등 서울교육의 주요 쟁점보다 단일화 불복과 고발전이 선거 막판 이슈를 잠식하고 있어서다.

교육계에서는 이번 선거가 진영별 표 결집보다 표 분산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정 진영 후보가 다수 출마한 상황에서 낮은 관심도와 교육감 선거 특유의 낮은 인지도가 겹치면 조직력과 고정 지지층의 결집이 당락을 가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시교육감은 서울 지역 유치원과 초·중·고 교육정책을 총괄하는 자리다. 예산과 인사, 학교 정책 전반에 큰 영향력을 행사해 ‘교육 소통령’으로 불리지만 이번 선거는 정책 경쟁보다 단일화 파열음이 더 부각되는 양상이다.

교육계 관계자는 “사전투표가 시작된 이후의 단일화는 정치적 선언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실제 표 결집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후보 난립 속에서 유권자들이 정책과 공약을 비교할 시간이 충분히 주어지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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