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룹 방탄소년단(BTS) 부산 공연을 앞두고 일부 숙박업소의 바가지요금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범어사가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무료 템플스테이에 나서며 눈길을 끌고 있다. 범어사는 단순히 잠자리를 내주는 데 그치지 않고, 공연 뒤 '미드나잇 라면 타임'과 사찰 음식, 명상 프로그램까지 준비하며 "부산의 따뜻한 마음"을 전하겠다고 밝혔다.
석산 스님(범어사 기획국장)은 27일 YTN 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생활'에서 이번 결정의 배경에 대해 "범어사는 1000년 동안 이 지역을 지켜온 수행도량이자 부산 시민들의 마음을 품은 호국 사찰"이라며 "단순히 잠자리를 제공하는 차원이 아니라, 부산을 찾는 세계인들에게 한국 불교의 따뜻한 마음과 자비의 정신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공연을 보기 위해 부산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무료 숙박과 사찰 음식을 제공하며, 잠시라도 편안히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범어사는 이번 무료 템플스테이를 위해 숙식 전액을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석산 스님은 "템플스테이는 원래 무료가 아닌데, 이번에는 범어사 내 회의를 거쳐 무조건 모두 무료로 제공하자고 결정했다"며 "한국불교문화사업단도 적극적으로 보전 의사를 밝혀줘 감사하다"고 전했다. 실제 신청 열기도 뜨거웠다. 범어사에만 459팀, 총 918명이 신청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공연 이후 프로그램이다. 석산 스님은 "밤에 공연이 끝나고 오면 라면을 먹는 라면 타임을 가지려고 한다"며 "'미드나잇 라면 타임'이라고 해서 외국인들이 한국에 정을 붙일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홀에서는 BTS 노래뿐 아니라 잔잔한 명상 음악을 틀면서 함께 명상하는 시간도 갖고, 새벽 예불에 참가하고 싶은 사람들은 예불의 엄숙함도 경험하게 할 계획"이라며 "사찰 주위 숲길을 활용한 숲길 체험도 진행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먹거리도 범어사만의 색을 담았다. 석산 스님은 "제철 재료로 만든 사찰 음식들을 준비하고 있고, 채식 라면과 사찰 디저트도 준비하고 있다"며 "유자청 음료와 사찰에서 만든 약과, 범어사에서만 나오는 '범어칩'도 마련해놨다"고 말했다.
BTS를 향한 친근한 마음도 숨기지 않았다. 석산 스님은 "(BTS를) 좋아한다"며 가장 좋아하는 곡으로 "다이너마이트(Dynamite)"를 꼽았다. 또 "선문화교육관 홀에서 BTS 음악을 틀고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범어사가 숙박 공간을 넘어 공연과 쉼, 불교 문화를 함께 경험하는 장소로 꾸려지고 있는 셈이다.
석산 스님은 "범어사는 특별한 사람만 오는 곳이 아니라, 잠시라도 마음이 쉬어가고 싶은 사람에게는 누구나 열려 있는 공간"이라며 "힘들 때 자연 속을 천천히 걸어보고, 따뜻한 사찰 음식도 함께 드시고, 아무 말 없이 산사의 바람 소리도 한번 들어보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