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R이 국제해사기구(IMO) 액화가스운반선 국제규정(IGC Code) 개정 과정에서 국내 해운·조선업계 부담을 완화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특히 LNG 운반선 압력도출밸브(PRV) 개정 기준의 현존선 소급 적용을 막아내며 국내 선사들의 대규모 비용 부담과 운항 차질 우려를 해소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KR은 지난 13일부터 22일까지 영국 런던에서 열린 국제해사기구(IMO) 제111차 해사안전위원회(MSC 111) 회의에서 액화가스운반선 국제규정(IGC Code) 개정안이 최종 승인됐으며, 이 과정에서 KR이 제안한 주요 기술 의견들이 최종안에 반영됐다고 26일 밝혔다.
IGC Code는 LNG·LPG 등 액화가스 운반선의 구조와 설비 기준을 규정하는 국제협약이다. IMO는 친환경 선박 확대와 가스운반선 기술 발전에 대응하기 위해 수년간 개정 논의를 이어왔으며, 이번 개정안은 오는 12월 MSC 112차 회의에서 정식 채택된 뒤 2028년 7월 1일부터 발효될 예정이다.
KR은 개정 논의 과정에서 전체 97개 항목에 대한 영향 분석을 수행하고 국내 선사 및 조선업계 의견을 수렴했다. 이를 토대로 대한민국·중국·파나마·국제선급연합회(IACS) 등과 공동으로 총 4건의 IMO 개정 제안서를 제출했다.
핵심은 PRV 규정의 현존선 소급 적용 제외였다. 기존 논의안대로 개정이 이뤄질 경우 기존 LNG 운반선도 새 기준에 맞춰 PRV를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업계에 따르면 선박 1척당 평균 8개의 PRV 교체와 추가 승인·검사 절차가 필요해 수억원 규모 비용과 운항 차질이 발생할 수 있었다. 국내 해운업계가 운용 중인 LNG 운반선 약 90척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KR은 해당 규정을 신조선부터 적용하도록 IMO에 제안했고, 최종적으로 개정안에 반영되면서 국내 선사들의 부담을 상당 부분 줄였다. 업계에서는 “국제 환경규제 강화 흐름 속에서도 산업 현실을 반영한 실질적 대응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조선업계 부담 완화도 함께 이뤄졌다. KR은 국내 조선소들이 우려해 온 신조선 적용 기준 문제와 관련해 파나마 및 국제조선연합회(ASEF)와 함께 추가 제안서를 제출했다. 기존 ‘용골거치일’ 단일 기준 대신 △건조계약일 △건조계약이 없는 경우 용골거치일 △선박 인도일 순으로 적용 여부를 판단하는 이른바 ‘3-date 기준’을 도입하자는 내용이다.
이 기준이 반영되면서 동일 설계의 시리즈 LNG선이 서로 다른 규정을 적용받는 문제를 피할 수 있게 됐다. 앞서 국내 한 대형 조선소는 계약된 LNG 운반선 약 80척 중 절반가량이 개정 규정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설계 변경과 공정 지연 가능성을 우려해 왔다.
KR은 IMO 논의 과정에서 97개 개정 항목에 대한 영향 분석 자료도 공식 제출했다. 일부 회원국이 규정의 조기 적용 필요성을 이유로 3-date 기준 도입에 우려를 제기했지만, 해양수산부와 KR은 기술적 타당성과 산업 영향 분석 결과를 근거로 설득 작업을 벌여 최종 합의를 이끌어냈다.
MSC 111 회의에 정부 대표단으로 참석한 해양수산부 이민중 해사안전정책과장은 “해수부와 KR, 국내 조선업계가 국제 규정 개정 영향을 사전에 분석하고 산업계 의견을 적극 반영한 결과”라며 “앞으로도 IMO 국제 규정 논의에 우리 기술적 입장과 업계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KR김경복 부사장은 “이번 성과는 KR이 가스운반선 분야 전문성을 바탕으로 산업계 우려를 국제 규정 논의에 실질적으로 반영한 사례”라며 “앞으로도 국제 규정 변화에 선주와 조선소가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기술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