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널 우승·선덜랜드 유럽행·웨스트햄 강등

2025-26시즌 프리미어리그(PL)가 아스널의 22년 만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최종전의 주인공은 우승팀만이 아니었다. 승격팀 선덜랜드는 마지막 날 순위를 세 계단 끌어올리며 52년 만의 유럽대항전 진출을 확정했고 본머스는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유럽 무대를 밟게 됐다. 반면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는 최종전 승리에도 강등을 피하지 못했고 토트넘 홋스퍼는 가까스로 프리미어리그 잔류에 성공했다.
아스널은 38경기에서 승점 85점을 기록하며 맨체스터 시티(맨시티)를 승점 7점 차로 따돌리고 리그 정상에 올랐다. 아스널의 프리미어리그 우승은 22년 만이다. 미켈 아르테타 감독이 이끄는 아스널은 앞서 37라운드에서 맨시티가 본머스와 비기면서 우승을 확정했고 최종전에서는 크리스털 팰리스를 2-1로 꺾은 뒤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크리스털 팰리스 선수들은 이미 우승을 확정한 아스널 선수들을 위해 양쪽으로 줄을 서 박수를 보내는 ‘가드 오브 아너(guard of honour)’로 예우했다. 아스널은 우승팀답게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승리로 마무리했다. 아르테타 감독은 팬들을 바라보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아스널은 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 나선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의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은 5장으로 늘어났다. 통상 리그 순위 1~4위가 챔피언스리그에 나서지만, 프리미어리그는 이번 시즌 잉글랜드 클럽들의 UEFA 대항전 성적을 바탕으로 추가 출전권을 얻었다. 이에 이번 시즌에는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5위까지 확대됐다.
아스널, 맨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애스턴 빌라, 리버풀이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한다. 맨시티는 리그 2위로 마치며 16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오르게 됐다. 3위인 맨유는 2023-24시즌 이후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에 복귀한다.
애스턴 빌라는 4위로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확보했다. 리버풀은 최종전에서 브렌트퍼드와 1-1로 비기며 5위를 지켰다. 본머스가 리버풀을 따라잡으려면 큰 골득실차가 필요했지만, 노팅엄 포리스트전 무승부에 그치면서 순위는 바뀌지 않았다. 리버풀은 어렵게 챔피언스리그 막차를 탔다.

최종전 가장 극적인 장면의 주인공은 선덜랜드였다. 경기 시작 전까지만 해도 선덜랜드는 유럽대항전 진출권 밖에 있었다. 하지만 첼시를 꺾고 단숨에 10위에서 7위로 뛰어올랐다. 승격팀이 리그 순위로 유럽대항전에 진출한 것은 프리미어리그 역사에서도 드문 일이다.
선덜랜드는 첼시전 전반 25분 트라이 흄의 선제골로 앞서갔다. 그 순간 선덜랜드는 순위표에서 첼시를 제치고 유럽대항전 진출권 경쟁에 다시 들어섰다. 이어 브라이턴이 맨유에 끌려가면서 선덜랜드는 7위까지 올라섰고 결국 그 순위를 지켜냈다.
선덜랜드의 유럽대항전 출전은 52년 만이다. 마지막 유럽 무대는 1973-74시즌 UEFA컵 위너스컵이었다. 이번 시즌 선덜랜드는 챔피언십 플레이오프를 거쳐 승격한 팀이었다. 시즌 전만 해도 잔류가 현실적인 목표로 여겨졌지만, 최종전이 끝났을 때 선덜랜드는 잔류를 넘어 유로파리그 진출권까지 손에 넣었다.
본머스도 역사를 썼다. 본머스는 리그 6위로 시즌을 마치며 구단 사상 처음으로 유럽대항전에 진출했다. 다음 시즌 본머스는 UEFA 유로파리그에 나선다.
브라이턴은 8위로 UEFA 콘퍼런스리그 출전권을 얻었다. 맨유전에서 끌려가며 한때 유럽행이 흔들렸지만, 경쟁팀 브렌트퍼드가 리버풀을 이기지 못하면서 골득실에서 앞선 브라이턴이 마지막 티켓을 가져갔다. 브라이턴의 유럽대항전 출전은 구단 역사상 두 번째다.
브렌트퍼드는 마지막까지 유럽행을 노렸지만, 리버풀과의 경기에서 1-1로 비기며 9위에 머물렀다. 첼시는 선덜랜드에 패하며 10위로 시즌을 마쳤다. 시즌 막판까지 유럽대항전 경쟁에 있었던 팀으로서는 실망스러운 마무리였다.

하위권에서는 토트넘과 웨스트햄의 운명이 갈렸다. 토트넘은 홈에서 에버턴을 1-0으로 꺾고 17위를 지켜 잔류했다. 전반 43분 주앙 팔리냐의 헤더가 골대를 맞고 나온 뒤, 팔리냐가 다시 밀어 넣은 공이 골라인을 넘었다. 이 한 골이 토트넘을 프리미어리그에 남겼다.
웨스트햄은 리즈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승리했지만, 토트넘을 따라잡지 못했다. 후반 67분 발렌틴 카스테야노스가 선제골을 넣었고, 재러드 보언과 칼럼 윌슨까지 득점하며 최종전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냈다. 그러나 북런던에서 에버턴의 동점골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웨스트햄이 앞서간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관중들은 휴대전화를 확인했고 추가시간 9분이 주어지자 불안은 더 커졌다. 하지만 토트넘은 마지막까지 한 골 차 리드를 지키며 경기 종료와 함께 잔류를 확정했다.
웨스트햄은 18위로 시즌을 마치며 챔피언십으로 강등됐다. 번리와 울버햄튼은 이미 강등이 확정된 상태였고 최종전에서 1-1로 비기며 다음 시즌 2부리그 행을 앞두게 됐다.

개인상도 시즌 종료와 함께 확정됐다. 맨시티의 엘링 홀란은 리그 27골로 골든부트(Golden Boot)를 차지했다. 홀란이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른 것은 최근 네 시즌 중 세 번째다.
아스널 골키퍼 다비드 라야는 37경기에서 19차례 무실점 경기를 기록하며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라야의 골든글러브 수상은 3시즌 연속이다.
도움왕 경쟁에서는 맨유의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새 기록을 썼다. 페르난데스는 올 시즌 21도움을 기록해 프리미어리그 단일 시즌 최다 도움 기록을 경신했다. 기존 기록은 티에리 앙리와 케빈 더브라위너가 나눠 갖고 있었다. 9골 21도움으로 맨유의 3위와 챔피언스리그 복귀를 이끈 페르난데스는 플레이메이커상에 이어 EA SPORTS 올해의 선수에도 선정됐다.
올해의 영플레이어는 맨시티의 니코 오라일리에게 돌아갔다. 오라일리는 리그 34경기에서 5골 3도움을 기록했고 수비에서도 팀의 무실점 경기 9차례에 기여하며 존재감을 보였다.
최종전은 여러 작별의 무대이기도 했다. 안필드에서는 모하메드 살라와 앤디 로버트슨이 리버풀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살라는 고별전에서 도움을 기록하며 리버풀 선수 중 프리미어리그 최다 도움 기록을 단독으로 세웠고 경기 후에는 동료와 스태프, 구단 레전드들의 박수를 받으며 그라운드를 떠났다.
맨체스터 시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도 이별의 장면이 이어졌다. 베르나르두 실바와 존 스톤스가 동료들의 예우 속에 마지막 인사를 받았고 펩 과르디올라 감독도 맨시티 사령탑으로 치른 593번째 경기를 끝으로 10년간의 동행을 마무리했다.
마지막 날까지 순위표는 흔들렸다. 2025-26시즌 프리미어리그는 아스널의 우승, 선덜랜드와 본머스의 유럽대항전 진출, 토트넘의 잔류, 웨스트햄의 강등으로 막을 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