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동 의존도 95%에 대체 수입선 고민
“호르무즈 봉쇄 연말까지 지속 가능성” 경고도

2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이데미쓰고산의 자회사가 소유한 초대형 원유 운반선 ‘이데미쓰 마루’는 이날 아이치현 지타시 인근 전용 부두에 도착했다. 이란 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와 일본으로 복귀한 첫 사례다.
이데미쓰 마루는 사우디아라비아산 원유 약 200만 배럴을 싣고 귀항했다. 해당 원유는 하루 처리 능력 17만 배럴 규모의 아이치정유소에서 휘발유와 나프타 생산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유럽 에너지 분석업체 케플러에 따르면 이데미쓰 마루는 2월 말 페르시아만에 진입했지만 2월 28일 개전 이후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약 60일 동안 해역에 발이 묶여 있었다.
이데미쓰 관계자는 닛케이에 “페르시아만 안에는 아직 다른 선박들도 남아 있어 마냥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유업계는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 시점을 여전히 불투명하게 보고 있다. 영국 컨설팅업체 우드맥킨지도 최악의 경우 해협 봉쇄가 올해 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본은 전체 원유 수입의 약 95%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정유사들은 미국과 러시아, 멕시코·에콰도르 등 중남미 국가, 아프리카 등으로 원유 조달처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현재 확보한 물량도 “길어야 3개월 정도”라는 우려가 나온다.
문제는 비용 부담이다. 중동산 원유는 일본까지 약 3주면 운송할 수 있지만 미국산 등 대체 원유는 두 배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운송비와 보험료 상승은 물론, 서로 다른 성질의 원유를 혼합 처리해야 하는 정유업체 운영 부담도 커지고 있다.
닛케이는 중동산 두바이유 현물 가격이 올해 초 배럴당 60달러 아래까지 떨어졌지만 현재는 100달러를 웃돌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유업계는 공급 안정을 위해 고비용 구조를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일부 비용은 결국 소비자 가격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본 내에서는 이번 이데미쓰 마루의 호르무즈 통과가 1953년 영국 제재를 뚫고 이란산 석유를 일본으로 운반했던 ‘닛쇼마루 사건’을 연상시킨다는 평가도 나온다. 일본에너지경제연구소의 사카나시 쇼 중동연구센터장은 “이란 측이 일본과의 상징적 관계를 고려해 이데미쓰 선박을 우선 통과시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