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은행권 원화대출 연체율이 두 달 만에 하락 전환했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분기 말 4조3000억원 규모의 연체채권을 대거 털어내며 수치를 낮춘 영향이 큰 데다 대기업 대출 연체율은 오히려 상승세를 이어갔다. 중동 리스크와 경기 둔화 우려까지 겹치면서 금융권 안팎에서는 “부실이 사라진 게 아니라 뒤로 밀린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56%로 집계됐다. 전월 말(0.62%) 대비 0.06%포인트(p) 하락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0.53%)보다는 0.03%p 상승했다.
3월 중 신규 연체 발생액은 2조7000억원으로 전월(3조원) 대비 3000억원 감소했다. 반면 연체채권 정리 규모는 4조3000억원으로 전월(1조3000억원)보다 3조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신규 연체율은 0.11%로 전월(0.12%) 대비 0.01%p 하락했다.
부문별로 보면 기업대출 연체율은 0.68%로 전월 말(0.76%) 대비 0.08%p 하락했다.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81%로 0.11%p 낮아졌고 중소법인 연체율도 0.88%로 0.14%p 하락했다.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 역시 0.71%로 전월보다 0.07%p 떨어졌다. 다만 대기업대출 연체율은 0.22%로 전월(0.19%) 대비 0.03%p 상승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0.40%로 전월 말(0.45%) 대비 0.05%p 하락했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29%로 0.02%p 낮아졌고 주담대를 제외한 가계대출(신용대출 등) 연체율도 0.76%로 전월보다 0.14%p 하락했다.
금감원은 이번 연체율 하락이 분기 말 연체채권 상·매각 확대에 따른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통상 분기 말에는 연체채권 정리 규모가 늘면서 연체율이 하락하고 다음 달 다시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이 적극적인 부실채권 상·매각과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 등을 통해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도록 유도할 예정”이라며 “연체 우려 취약차주에 대해서는 채무조정 활성화 등을 통해 부실 전이를 방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