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지 소유자 방문 부담 줄이고 지자체 서류 검토도 간소화

소유자 확인과 동의에 막혀 더뎠던 빈집 정비가 온라인 신청 도입으로 속도를 낼 전망이다. 빈집은 지역 안에 방치돼 있어도 집주인이 다른 지역에 살면 철거 논의 자체가 늦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에 정부가 방문 신청에 묶여 있던 철거지원 절차를 온라인으로 넓히면서 원거리 소유자의 참여 문턱을 낮추고 지자체의 행정 부담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국토교통부는 개인 소유 빈집의 철거 비용을 지원하는 ‘빈집철거지원사업’에 온라인 신청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25일 밝혔다.
빈집철거지원사업은 방치된 빈집을 철거한 뒤 해당 부지를 일정 기간 주차장이나 텃밭 등 공공 용도로 활용하는 조건으로 시·군·구가 직접 시행하는 사업이다. 철거비를 지원하되 빈집이 사라진 자리를 마을 공동공간으로 다시 쓰도록 하는 구조다.
기존에는 신청 절차가 오프라인에 묶여 있었다. 철거를 원하는 소유자가 빈집 소재지 시·군·구청을 직접 방문해야 했고, 지원 대상에 해당하는지 확인되기 전에도 관련 서류를 한꺼번에 제출해야 했다.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소유자에게는 신청 자체가 부담이었고, 지방정부 입장에서는 소유자를 찾아 철거 의사를 확인하고 안내하는 데 행정력이 들어갔다.
앞으로는 ‘빈집애’ 누리집 등을 통해 모바일이나 PC로 철거 지원을 신청할 수 있다. 오프라인 신청도 기존처럼 병행된다. 온라인 신청이 접수되면 해당 지방정부 담당자가 빈집의 노후도와 등기부등본 등 관련 서류를 검토해 최종 지원 대상 여부를 확정한다.
행정 처리 방식도 달라진다. 기존에는 신청서와 구비서류 전체를 한꺼번에 받아 검토했다면, 앞으로는 온라인 신청서를 먼저 확인한 뒤 필요한 서류를 선별적으로 접수한다. 지원 가능성이 낮은 신청까지 모든 서류를 검토하던 절차를 줄여 지자체의 처리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이번 조치는 빈집 정비가 지방소멸 대응과 농촌 재생의 주요 과제로 커지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 빈집은 단순히 비어 있는 주택에 그치지 않고 안전사고, 위생 악화, 경관 훼손, 주변 주거환경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정비 과정에서는 소유자 확인과 동의, 철거 후 부지 활용 방안 마련이 늦어지면서 사업 속도가 더딘 경우가 많았다.
특히 농촌 빈집은 상속이나 이주 등을 거치며 소유자가 현지에 살지 않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 때문에 현장 방문을 전제로 한 신청 방식은 빈집 정비 참여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정부가 온라인 신청 창구를 연 것은 외지 소유자의 접근성을 높여 자발적 신청을 늘리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다만 온라인 신청만으로 빈집 정비가 곧바로 빨라지는 것은 아니다. 최종 지원 여부는 지자체가 빈집 상태와 서류, 철거 후 공공활용 가능성 등을 따져 결정한다. 신청 문턱은 낮아졌지만 실제 철거와 활용까지 이어지려면 현장 확인, 예산 집행, 사후 관리가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서정호 농식품부 농촌재생지원팀장과 김형철 국토부 도시활력지원과장은 “두 부처의 협업으로 마련된 이번 시스템이 빈집 정비의 속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함께 머리를 맞대어 빈집 문제를 실효성 있게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