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업 막은 막판 중재 전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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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삼성전자 협상, 긴급조정은 꿈에도 생각 못 해…대화가 유일한 해법”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안에 서명한 후 김영환 고용노동부 장관과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뉴스)

총파업 직전까지 갔던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잠정 합의로 봉합된 가운데 정부 중재 과정에서 핵심 쟁점은 성과급 배분율과 새 제도의 적용 시점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회사는 특별 성과에 대한 특별 보상이라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노조는 사업부별 성과 차이가 지나치게 크게 반영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요구했다. 정부는 회사의 원칙을 인정하되, 새 제도 적용을 1년 유예하는 방식으로 접점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22일 MBC 라디오 표준FM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삼성전자 노사 잠정 합의 과정에 대해 “삼성전자 노사가 우리 사회 모두가 해결해야 할 어떤 성장통을 크게 겪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번 협상을 두고 “AI로 대변되는 시대에 급격한 생산력 증대와 이윤을 어떻게 사회적으로 재분배할 것인가 그런 논의의 문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노사가 5개월 동안 협상을 이어갔고 중앙노동위원회 조정도 세 차례 진행됐지만 잠정 합의에 이르지 못할 만큼 난도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가장 큰 쟁점은 성과급 배분율이었다. 김 장관은 노조가 “7대 3, 즉 7을 기본으로 깔고 3가지고 나머지 사업부별로 나누자”는 입장이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회사는 “4대 6, 4를 기본으로 깔고 6가지고 나누어야 어느 정도 레버리지가 될 것 아니냐”는 입장이었다고 전했다.

김 장관은 자신이 제안한 중재안에 대해 “노조는 7대 3을 포기하고 4 대 6이라고 하는 특별성과에 대한 경영원칙을 준수해 주고 ‘회사에는 원칙을 지키십시오, 하지만 예외 없는 원칙은 없습니다’라고 했다”고 밝혔다. 새 제도 적용을 1년 유예하는 방안도 함께 제안했다고 했다.

그는 파운드리와 메모리를 언급하며 “따져보면 메모리에 있던 친구들이 파운드리에 갔다. 열심히 했는데 성과가 안 났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7년부터 적용한다면 이 친구들도 목표치가 생길 것 아니냐”며 “우리 파운드리 열심히 해서 우리도 목표 달성하자, 이런 차원에서 제안을 줬는데 노조도 동의했고 사측도 동의해서 됐다”고 설명했다.

노조가 사업부별 차등 배분을 요구한 데 대해서는 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기여를 인정하면서도, 성과가 특정 집단만의 결과는 아니라고 짚었다. 김 장관은 “오늘날 삼성전자의 엄청난 초과이윤을 만들어낸 것은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성장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노조원들 대다수는 엔지니어들”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그 성과를 만든 데에서는 엔지니어들도 있고 R&D도 있다. 묵묵히 지원 부서도 있다. 1700개의 협력업체도 있다”고 강조했다. 또 “노동자들도 잊지 말아야 할 이름 ‘황유미’ 세 글자 기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안에 서명한 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잠정 합의안에 포함된 상생 협력 재원 조성은 자신이 구체적으로 제안한 내용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협력업체의 동반성장, 지역사회공헌, 산업안전”을 명시하도록 제안했다며 “삼성전자가 이 엄청난 이득을 얻은 데는 이분들의 헌신이 있었다는 것들을 명시해 달라고 요구했고 그렇게 명시됐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재원 규모와 활용 방식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제가 그것까지 이래라저래라 남의 돈 갖고 제가 무슨 권한으로 하겠느냐”며 회사가 판단할 문제라고 했다. 상생 방안 발표 시점에 대해서는 조합원 찬반투표 이후 최종 합의에 이르면 회사가 밝힐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잠정 합의안이 조합원 투표를 통과할지는 “조합원의 결정”이라며 “현명한 결정을 하시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주 일각에서 합의의 적법성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해서는 “어제 주식 많이 올랐지 않습니까. 함께 살아야죠”라며 “지속 가능한 삼성전자가 있어야 주주의 이익도 보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협상 과정에서 긴급조정권을 검토 여부에 관해서는 강하게 선을 그었다. 김 장관은 “산업부 장관님은 산업부 장관님의 일이 있는 것이고 저는 저의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 입장에서 제가 긴급조정권을 쓴다는 것이야말로 꿈에도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화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하며 이번 합의에 대해 “K-민주주의의 저력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또 “광장의 민주주의가 일터의 민주주의로 확산되어야 한다”며 “삼성 노사가 대화로써 해결했다는 것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숙성도를 한 단계 높인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긴급조정권 언급이 노조를 압박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김 장관은 “마지막에 한 번 더 대화의 문을 연 것은 노동자였다”며 “2차 사후 조정에서도 노조는 동의했는데 사측이 동의 여부를 밝히지 않아서 결렬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마지막 중재에 들어갈 때 사용자를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가 오히려 더 큰 과제였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공공복리 관련 발언을 두고 노동권 제한 논란이 제기된 데 대해서는 “그런 비판 가능하다고 본다”고 했다. 다만 “회사의 이익이 얼마 남는다 안 남는다, 이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었다”며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노동조합의 건강한 발전도 함께 가야만 국가 경제가 건강하게 성장한다”고 말했다.

노란봉투법이 성과급 문제를 키웠다는 주장에는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 장관은 “동의하기 어렵다. 정반대”라며 “노란봉투법은 바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하청노동자도 자신들의 노동 조건을 실질적으로 구체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원청과 교섭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노란봉투법이 지켜져야 이러한 원청만의 이득 가져가는 구조를 바꿀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처우 개선 방안도 언급했다. 김 장관은 간접고용 노동자에 대해서는 낙찰률을 높이고 업체 변경 시 고용 승계를 보장하는 방향을 설명했다. 직접고용 기간제 노동자에 대해서는 “1년 미만일 때는 짧게 근무할수록 더 얹어주는 공정수당”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산업재해와 관련해서는 올해 1분기 산재 사망률이 17.5% 감소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산재 왕국이라는 오명은 결코 숙명이 아니다. 하면 된다”며 “CEO가 어떤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서 산재는 줄일 수 있는 우리 관리 가능한 범위 내에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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