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금리도 오름세
상황 지속 시 증시 조정 불가피
G7 재무장관 공조 논의 착수

중동 전쟁 장기화가 촉발한 고유가와 인플레이션 공포가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글로벌 채권 금리가 동반 급등하며 ‘안전자산’으로 여겨졌던 국채시장까지 흔들리자 인공지능(AI) 열풍 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온 주요국 증시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시장에서는 장기간 이어진 위험자산 랠리가 중대 분기점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5일심리적 저항선인 연 4.5%를 돌파하며 1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글로벌 장기금리 기준으로 여겨지는 30년물 금리도 연 5%를 넘어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찍었다.
충격은 미국에 그치지 않았다. 일본 30년물 국채 금리는 1999년 이후 처음으로 연 4%를 달했고 영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28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독일·스페인·호주 등 주요국 국채 금리도 일제히 상승하며 전 세계 채권시장이 동반 흔들리는 모습이다.

한국 채권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18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2.2bp(1bp=0.01%포인트) 오른 연 4.239%를 기록했다. 2023년 11월 이후 약 2년 6개월 만에 가장 높다. 3년물 금리는 소폭 하락했지만 지난해 말 2%대 후반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최근 글로벌 장기금리 상승은 그만큼 투자자들이 국채를 대거 매도하고 있다는 의미다. 안전자산인 국채에서조차 자금이 이탈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시장 불안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블룸버그통신은 글로벌 금리 급등 배경으로 △고유가 장기화 △높은 물가지표 △기준금리 인하 지연 전망 △증시 기술주 고점 △달러 강세 등을 꼽았다. 여기에 최근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시장 최대 불안 요인인 이란 전쟁 해법이 제시되지 못한 점이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는 분석이다.
더 큰 문제는 채권시장 충격이 증시로 확산할 가능성이다. 블룸버그가 미국·유럽·아시아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 3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대부분은 미국 국채 30년물 금리가 연 5%대에 안착할 경우 글로벌 증시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미국과 일본, 영국 채권시장에서 금리가 동시에 오르면서 서로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프랑스 파리에서 18~19일 열리는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채권시장 변동성이 의제로 올라 공조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