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원 이상은 오버슈팅” 우세 속 “더 오를 수도” 전망도
원·달러 환율이 한 달 만에 다시 1500원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미국·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국제유가 고공행진, 최근 미국 물가지표로 확인한 인플레이션 우려, 외국인 코스피 대량 순매도가 한꺼번에 겹쳤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현 수준을 오버슈팅(과도한 상승)이라고 본 시각이 우세했지만, 일각에서는 추가 상승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경고했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500.8원에 거래를 마쳤다(오후 3시30분 종가기준). 장중에는 1507.7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는 각각 4월7일(종가기준 1504.2원, 장중기준 1512.6원) 이후 최고치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주식도 많이 하락하고 채권금리도 급등한 데다 원화까지 약세를 보이는 트리플 악재 상황”이라며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채권금리 급등으로 이어졌고, 외국인 주식·채권 자금 이탈까지 겹치면서 환율 상승 압력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최근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과도하게 쏠렸던 부분들이 되돌려지는 과정도 반영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정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지난주 저점 대비 일주일 만에 60원 가까이 급등할 정도로 너무 가팔랐다. 특히 외국인들이 최근 많이 오른 국내 증시에서 차익실현에 나선 영향이 컸다”며 “미국 금리 상승과 위험회피 심리도 동시에 작동했다”고 평가했다.
이택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동안 시장이 미국·이란 전쟁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봤다가 위험회피 심리가 급격히 강화된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올해 한국 증시가 글로벌 증시 가운데 가장 뜨거웠던 만큼 단기 조정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외국인 주식 순매도 영향도 커 보인다”고 덧붙였다.

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전쟁이 추가 확전되지 않는다면 환율은 다시 1500원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며 “유가 80~110달러를 가정하면 적정 환율 범위는 1450~1510원 수준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도 “1500원은 심리적으로 중요한 레벨이었다. 단기적으로 1510원 정도에서는 저항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다만 그는 “전쟁이 진정 국면으로 간다면 환율 방향성 자체는 다시 아래쪽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이 연구위원 역시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효과와 수출 호조, 수출업체 네고(달러매도) 물량 등을 감안하면 환율이 빠르게 1500원대를 넘어 추가 상승할 이유는 크지 않다”며 “단기 변동성은 크겠지만 다시 1400원 후반대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중 정상회담에 대한 실망감과 함께 이란 전쟁 장기화 우려가 달러 강세를 자극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과 전략비축유 감소 등을 감안하면 국제유가가 생각보다 더 급등할 위험이 있다”며 “환율이 시장 예상보다 더 오를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