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모펀드운용사(PE)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의 이기두 대표가 반도체 전공정 장비 업체 HPSP의 사내이사로 선임된다. 지난해 매각을 시도하다 리캡(자본재조정)을 거쳐 장기 보유로 가닥을 잡은 크레센도는 올해 들어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로 지분을 줄였다. 이 대표의 사내이사 진입은 직접 경영을 챙기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PSP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이 대표에 대한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다루는 임시 주주총회를 결의했다. 주총은 다음 달 25일 열릴 예정이다. 선임 후 임기는 2년 9개월이다.
이 대표는 크레센도 대표이자 2017년부터 HPSP의 기타비상무이사로써 이사회에 참여해 왔다. 크레센도가 2017년 풍산으로부터 반도체 장비 사업부를 100억원에 인수한 후 줄곧 이사회에 참여해 경영에 관여한 셈이다.
크레센도는 지난해 초 HPSP 매각을 추진하다 장기 보유로 전략을 선회했다. 지난해 5월 프레스토 6호 펀드를 통해 소유하던 HPSP 지분 39%가량을 특수목적법인(SPC) 히트2025홀딩스에 현물 출자하는 리캡(자본재조정)을 단행했다. 당시 크레센도의 6호 펀드 출자자(LP)들은 투자금을 회수했다.
올해 들어서는 블록딜을 통해 지분을 줄여갔다. 올해 1월 보유하고 있던 HPSP 주식 836만주(지분 10.05%)를 주당 3만5350원에 매각하면서 2955억원을 회수했다. 한 달 뒤 추가로 760만주(지분 9.18%)를 주당 4만1800원에 매각하면서 3177억원을 추가로 거둬들였다. 두 차례의 블록딜로 지분은 39.35%에서 20.11%로 줄었고, 6132억원을 회수했다. HPSP의 시가총액이 3조원을 웃돌면서 부담이 커졌고, 이에 경영권 통매각이 어려워지자 지분을 쪼개 팔아 규모를 줄이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대표에 대한 사내이사 선임은 기업 경영에 보다 직접 관여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HPSP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아온 박필재 전무의 퇴임으로 생긴 경영 관리 공백을 메우는 역할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 전무는 3월 26일부로 퇴임했다. 박 전무는 HPSP가 2022년 7월 상장한 후 약 6개월 뒤인 2023년 2월 HPSP에 합류해 CFO를 맡아 왔다. 합류 당시 최대주주인 크레센도의 의중이 반영됐을 것으로 보인다. 크레센도 측은 박 전무 퇴임 배경에 대해 "자발적으로 퇴사를 희망해 퇴임했다"며 "좋은 관계를 유지 중"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