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량휴업 전국 0.9% 그쳐…“눈치 보는 분위기”
‘100분 토론’ 현장체험학습 논란 정면으로 다뤄

전국 교원 2명 중 1명은 최근 학교 현장에서 직업적 자부심이 낮아졌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학부모 민원과 교권 침해, 과도한 행정업무 부담이 누적되면서 교사 사회 전반에 피로감과 무력감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올해 스승의날에도 전국 초·중·고교 가운데 재량휴업일을 지정한 학교가 1%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교사를 존중한다는 사회적 분위기 자체가 사라진 것 아니냐’는 현장 반응도 나온다.
13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5일까지 전국 유·초·중·고·대학 교원 89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원 인식 설문조사’ 결과 최근 1~2년간 직업적 자부심이 낮아졌다고 응답한 비율은 49.2%였다. 높아졌다는 응답은 12.8%에 불과했다.
교사들이 가장 무력감을 느끼는 순간으로는 ‘학생·학부모로부터 신뢰받지 못하고 교권이 침해될 때’가 67.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교육당국이 학교 현장을 고려하지 못한 정책을 추진할 때’라는 응답도 17.2%에 달했다.
교직 이탈과 신규 교직 기피 원인으로는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및 학부모 민원 노출’(28.9%)이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낮은 보수 및 수당 동결(28.1%), 생활지도 무력화 및 교권보호 장치 부재(23.5%) 등이 뒤를 이었다.
행정업무 부담도 심각한 수준으로 조사됐다. 전체 업무 중 행정업무 비중이 과도하다고 답한 교원은 57.9%였다. 이 가운데 14.6%는 “수업 준비와 학생 지도가 어려울 정도”라고 답했다.
교권 침해에 대한 강경 대응 요구도 높았다. 중대 교권 침해 사항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는 방안에는 89.2%가 찬성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올해 스승의날 재량휴업 지정 현황에서도 드러난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 초·중·고교 1만2000여 곳 가운데 스승의날 재량휴업일을 지정한 학교는 105곳(0.9%)에 그쳤다.
과거 일부 학교에서는 스승의날을 재량휴업일로 운영해왔지만 최근에는 학사 운영 부담과 학부모 인식 등을 고려해 사실상 사라지는 분위기라는 게 현장 설명이다.
교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예전엔 스승의날이면 최소한 존중받는 느낌이라도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분위기 자체가 없다”, “하루 쉬는 것도 눈치 보인다”, “교권 얘기 나오면 특권 요구하는 것처럼 몰린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전날 방송된 100분 토론 이후에는 현장체험학습 사고 책임 문제를 둘러싼 논쟁도 다시 확산했다. 방송과 관련 교원 커뮤니티 등에서는 “사고가 나면 결국 교사 개인 책임으로 돌아온다”, “교사 보호 얘기만 나오면 학생을 외면한다고 몰아간다”, “수학여행·체험학습 자체를 줄일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반면 일부 학부모 커뮤니티에서는 “안전 책임은 당연히 중요하다”, “교사 보호도 필요하지만 학생 체험 기회가 줄어드는 건 문제”라는 의견도 나왔다.
교육계에서는 교권 보호 입법과 함께 현장체험학습 운영 체계 자체를 국가 책임 중심으로 재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교총은 이날 중대 교권 침해 학생부 기재, 교육활동 소송 국가책임제, 악성 민원 교육감 맞고소 의무화 등을 포함한 ‘5대 교권보호 입법’ 추진을 촉구했다.
강주호 교총 회장은 “폭행과 악성 민원, 아동학대 신고 두려움 없이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실효적 교권 보호 제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