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점업체 매출, 중간 운영업체 거쳐 배분
국토부 “전체 휴게소 운영구조 직계약으로 바꿀 것”

고속도로 휴게소 입점 소상공인들이 납품대금을 제때 받지 못하고도 오히려 계약해지와 퇴점 압박을 받은 사례가 정부 전수조사에서 확인됐다. 정부는 입점 소상공인의 매출이 개별 점주가 아닌 중간 운영업체에 먼저 귀속되는 현행 구조가 납품대금 미지급으로 이어졌다고 보고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구조를 공공과 입점업체 간 직계약 방식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13일부터 30일까지 2주간 고속도로 휴게소 입점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납품대금 미지급 등 불공정행위 긴급 전수조사를 벌인 결과 총 58건의 불공정행위 신고를 접수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는 기흥임대·기흥민자·충주·망향·평택호·송산포도·예산예당호 등 휴게소 7곳에서 총 53억원 규모의 납품대금 미지급이 적발됐다. 이 가운데 4개 휴게소는 입점 소상공인에게 미지급액 약 26억원을 모두 지급했고 나머지 3개 휴게소에서도 약 22억원이 정산됐다. 현재까지 지급된 금액은 총 48억원이다.
납품대금 지급 과정에서 추가 피해도 확인됐다. 일부 입점 소상공인은 계약기간이 남았음에도 중간 운영업체로부터 계약해지와 퇴점을 요구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부는 이 과정에서 영업이 중단된 소상공인에 대한 피해 회복 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납품대금 미지급 외에도 중간 운영업체의 갑질, 임금체불, 도로공사 퇴직자의 휴게소 운영 개입 의혹 등도 신고됐다. 중간 운영업체가 부담해야 할 시설 유지관리 비용을 입점 소상공인에게 전가하거나 시중보다 비싼 식자재를 사용하도록 했다는 신고도 접수됐다.
국토부는 이번 사태의 배경에 현행 휴게소 계약 구조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일반적인 임대 구조라면 입점업체 매출이 먼저 점주에게 잡히고 점주가 임대료나 수수료를 운영 주체에 납부한다. 하지만 현행 휴게소 구조에서는 개별 매장에서 결제가 이뤄져도 매출이 중간 운영업체에 먼저 모인 뒤 계약 비율에 따라 입점업체에 배분된다. 결국 중간 운영업체가 대금을 제때 내려주지 않으면 입점 소상공인은 자기 매장에서 발생한 매출을 올리고도 돈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장원 국토교통부 도로관리과장은 이날 백브리핑에서 “보통은 밑에서 매출이 잡혀 돈이 들어오고 위로 임대료를 내는 구조인데 휴게소는 중간 운영업체에 돈이 모였다가 내려주는 구조”라며 “매출도 입점업체가 되는 게 맞고 이런 구조를 뜯어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문제가 적발된 일부 휴게소에 한정하지 않고 전체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구조를 순차적으로 바꾸겠다는 방침이다. 이 과장은 “전체를 다 직계약 구조로 바꿀 생각”이라며 “(현재 구조) 자체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에 전체를 바꿔야 한다”고 설명했다.
불공정행위가 확인된 중간 운영업체에 대한 제재도 강화된다. 도로공사는 납품대금 미지급이나 갑질 행위가 확인된 운영업체에 대해 휴게소 운영서비스 평가에서 징벌적 감점을 부과하기로 했다. 감점 결과에 따라 최대 계약해지까지 가능하도록 하고 납품대금 미지급 업체에는 향후 입찰에서도 큰 폭의 감점을 적용할 계획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번 전수조사를 통해 그간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불공정행위들이 여럿 확인됐다”며 “후속 조치와 재발 방지 대책을 철저히 이행해 고속도로 내 불공정행위를 근본적으로 바로잡고 국민 편익이 증진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