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클린템플턴 "美 경제, 'K'자 아닌 'E'자형 상승…소비 양극화 과장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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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프랭클린템플턴)

글로벌 자산운용사 프랭클린템플턴이 미국의 'K자형' 경제 이론에 이의를 제기하며, 견조한 소비자 지출과 광범위한 소득 성장 등을 근거로 현재 미국 경제는 '위로 기울어진 E자형(upward-tilted E)'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13일 프랭클린템플턴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소비 양극화를 뜻하는 K자형 경제 전망이 주목받고 있다. 자산 가치 상승의 수혜를 누리는 고소득층은 소비 여력을 유지하는 반면, 저소득 가구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임금 정체의 이중고 속에 지출을 줄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총 경제 성장이 자산을 보유한 소수 계층에 구조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프랭클린템플턴은 이러한 주장이 상당한 오해의 소지가 있으며, 소비 패턴의 변화와 이로 인한 취약성을 지나치게 과장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특히, K자형 경제론의 근거 자료가 불완전하며 시의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무디스는 2020년 이후 K자형 양극화가 심화되며 미국의 소득 상위 10% 가구가 전체 소비지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분기별 금융계정상 가계 자산 및 부채 변동치를 소비자금융조사의 데이터와 결합해 소득 계층별 소비 수준을 추산하는 방식에 근거한다. 하지만, 프랭클린템플턴은 이 방법이 2022년에 마지막으로 갱신된 3년 주기 조사 데이터와 포트폴리오 고정 가정에 의존하고 있어, 실제 소비 동향을 직접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미국 노동통계국(BLS)의 소비자지출조사에 따르면, 소득 상위 10% 계층의 소비 비중은 전체의 약 4분의 1 수준에서 수십 년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카드 지출 보고서는 지난해 중반부터 저·중·고소득 계층별 소비 격차가 뚜렷해졌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분기별 경제 이질성 지표는 2023년에 나타난 완만한 격차가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즉, 소득 계층별 세 개의 선이 잠시 벌어졌다가 이내 평행한 상승 흐름을 그리는 ‘위로 기울어진 E자형’ 소비 패턴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 3월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역시 현재 데이터가 "K자형 경제 양상을 뒷받침하지 않는다"고 결론지었다.

보고서는 미국 소비 전망의 취약성에 대한 우려 역시 과장됐다고 강조했다. 계층 간 소비 격차가 크지 않고, 부유층이 충분한 완충 여력을 보유하고 있어 주식 시장 조정이 소비 급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K자형 경제 서사가 미국의 전 계층에 걸친 소득 증가가 경제 회복력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불평등 자체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이지만, 모든 계층의 소득이 상승하는 국면에서는 일부가 더 많은 혜택을 누리더라도 경제 전반의 회복력은 강화된다고 설명했다.

1979년부터 2024년 사이 빈곤층 및 하위중산층의 비중은 53.8%에서 34.5%로 감소한 반면, 중산층 및 상위중산층의 비중은 45.9%에서 61.9%로 증가했다. 특히, 상위중산층의 비중은 20%포인트 이상 확대되며 큰 폭의 성장을 기록했다. 부유층은 더 부유해지는 동시에 다른 계층의 생활 수준도 향상됐으며, 이는 미국 경제에 높은 수준의 회복력을 부여한다는 것이 보고서의 핵심이다.

소날 데사이 프랭클린템플턴 채권 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 경제의 붕괴를 예고하는 전망은 자주 등장했다. 그러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인정했듯, 미국 경제는 고금리, 관세, 정부 셧다운, 러-우 전쟁, 이란 전쟁 등의 충격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놀라운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다"며 "K자형 경제론자들이 주장하는 가상의 시나리오 역시 충분히 견뎌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투자자들은 K자형 붕괴 시나리오에 대비하기보다 불균등하고 변동성이 크지만 언론이 묘사하는 것보다는 훨씬 견고한 경제 속에서 투자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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