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합병가액에 자산·수익가치 반영…'저가 합병'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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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외 자산가치·수익가치 반영해 합병가 산정
순자산가치 밑도는 '저가 합병' 차단 장치 마련
외부평가·공시 강화…14일 정무위 전체회의 처리

▲강민국 국회 정무위 법안심사제2소위원장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제2소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상장사 합병가액을 주가만으로 정하지 않고 회사가 가진 자산과 앞으로 벌어들일 수익까지 함께 따져 산정하도록 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 정무위 소위를 통과했다. 저평가된 주가를 빌미로 일반주주가 손해를 떠안는 일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국회 정무위는 12일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이강일·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발의한 법안을 병합 심사해 정무위 대안으로 정리했다. 14일 정무위 전체회의에 올린 뒤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 부친다는 계획이다.

개정안의 핵심은 합병가액 산정 기준의 다원화다. 현행법은 일정 기간 시장 주가의 평균을 잣대로 쓴다. 개정안은 여기에 자산가치(회사가 보유한 순자산 규모)와 수익가치(미래 이익 전망)를 함께 반영하도록 했다. 합병가액이 순자산가치(자산에서 부채를 뺀 장부상 본질가치)보다 낮게 매겨지면 순자산가치를 하한선으로 적용한다. 본질가치 밑으로는 합병하지 못하도록 바닥을 깐 셈이다.

법 개정 논의는 대기업 계열사 합병 때마다 되풀이된 분쟁에서 출발했다.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2024년 두산밥캣·두산로보틱스 분할합병 추진 모두 합병비율이 일반주주에게 불리하게 짜였다는 비판이 길게 이어졌다.

검증 장치도 촘촘해진다. 개정안은 합병가액 산정 과정에서 외부 전문평가기관 평가를 의무화하고, 평가보고서와 이사회 의견서를 공시 대상에 포함했다. 평가 근거와 이사회 판단을 시장에 모두 펼쳐 놓아 주주가 합병의 합리성을 따져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번 대안에는 빠진 조항도 있다. 불공정한 합병가액으로 손해를 본 투자자에 대한 회사의 손해배상 책임 강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을 제외한 소수주주 의결권 강화 방안 등이다. 인수합병(M&A) 시장을 과도하게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정무위는 합병가액 산정 체계를 손보는 작업을 먼저 끝낸 뒤, 손해배상 책임 확대와 소수주주 의결권 강화는 별도 안건으로 다룰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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