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ㆍHP "파업 괜찮냐"…9주년 삼성 파운드리 '공급망 신뢰' 비상 [삼성 노사협정 공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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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불안정에 신뢰도 추락 우려
파업 땐 연간 영업익 40조원 증발
HBM4·첨단 패키징 경쟁력 시험대 올라
신규 사업 투자 타이밍 놓칠 수도 있어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가 출범 9주년을 맞은 가운데 노사 갈등이 반도체 공급망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에 업계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대규모 투자와 초미세 공정 경쟁력 확보를 앞세워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총파업 우려까지 겹치며 글로벌 고객사들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1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신설된 지 이날로 9주년을 맞았다. 삼성전자는 2017년 5월 시스템LSI 사업부에서 파운드리팀을 떼어내 ‘파운드리 사업부’를 신설했다. 이후 2019년에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며 메모리를 넘어 시스템 반도체까지 글로벌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출범 9주년을 맞은 현재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은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AI 반도체 시장 확대와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경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노사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생산 안정성과 고객 신뢰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 여부 자체보다 생산라인 운영 차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애플과 HP 등 삼성전자의 미국 주요 고객사 일부는 최근 삼성전자 노사 갈등 상황과 노조가 예고한 대규모 파업 가능성, 회사 대응 계획 등을 문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파업 장기화 가능성과 생산 차질 여부를 주요 거래처들이 민감하게 지켜보고 있다”며 “AI 반도체 시대에는 기술 경쟁력만큼 공급 안정성이 중요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고객사들의 공급망 평가 기준도 갈수록 강화되는 분위기다. 엔비디아는 공급업체를 대상으로 정기 공급망 평가(QBR·SBR)를 진행하며 공급 안정성과 생산 연속성을 물량 배분 기준에 반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MD 역시 ESG 평가 과정에서 공급망 회복 탄력성을 핵심 요소로 관리 중이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도 “삼성전자에서 상당한 수준의 생산 차질이나 운영 불확실성이 발생할 경우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 공급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반도체 공정 특성상 생산라인이 한 번 멈출 경우 단순한 조업 중단을 넘어 대규모 손실로 직결된다. 실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는 2018년 30분이 채 안 되는 정전으로 500억원 규모의 손실을 봤다. 2021년 미국 오스틴 공장 역시 한파로 전력 공급이 중단되면서 정상 가동까지 한 달이 걸렸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노조가 예고한 총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삼성전자 연간 영업이익이 40조원 이상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1700여 개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협력사는 물론 수출과 국내 증시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투자 타이밍 상실’도 파업 부작용 중 하나로 꼽힌다. 삼성전자가 최근 수년간 HBM과 첨단 공정 경쟁력 회복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이어온 상황에서 노사 갈등 장기화가 투자 집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이번 갈등이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삼성전자가 HBM4와 첨단 패키징 시장 반격에 속도를 내는 시점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엔비디아와 AMD 등 글로벌 AI 반도체 고객사를 겨냥해 HBM4 공급 확대와 차세대 패키징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AI 메모리 시장에서는 공급 안정성 자체가 경쟁력으로 평가받는 단계”라며 “노사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삼성전자뿐 아니라 한국 반도체 산업 전반의 신뢰도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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